머니S가 파이터치연구원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재의 노동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청년(20~29세) 취업자 수가 2024년 361만명에서 2030년 344만명으로 약 17만명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저숙련 노동자뿐만 아니라 석·박사급 전문 인력까지 일자리 위협을 받는 전방위적 '고용 절벽'이 예고됐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청년 고용 불안정이 심화한 핵심 변곡점으로 2018년을 지목했다. 최저임금이 2년(2018~2019년) 새 29% 상승했던 이 시기를 기점으로 기업들이 채용 문을 걸어 잠그면서 고용의 양과 질이 동시에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우려는 국제기구의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카이츠지수)이 35%를 넘으면 저숙련 노동자와 청년층이 고용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고 40%를 넘으면 광범위한 고용 감소가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IMF는 인구 100만명인 지역에서 최저임금을 10% 올리면 1만명분의 고용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카이츠지수는 60.5%로 IMF가 제시한 고용 충격 기준선(35%)은 물론 OECD 평균(55.9%)을 크게 웃돈다.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신규 채용 중단으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층에게 전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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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 수당 피하려 '쪼개기 채용'·52시간제가 만든 'N잡러'━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같은달 보고서를 통해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2012년 3.7%에서 2024년 8.5%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채용'이 만연해진 결과다. 마지현 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소기업들이 비정규직의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소득이 오히려 감소하는 역설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청년 근로자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파이터치연구원은 2018년 이후 부업 인구가 증가한 현상이 52시간제 시행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기본급이 낮은 중소기업 청년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자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배달 등 부업에 뛰어드는 '비자발적 N잡러'가 양산됐다는 설명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초기인 2018년 전체 부업자는 42만9000명이었으나 2019년 46만3000명으로 늘었고 2022년 54만7000명까지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45.1%였고 2.6%는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였다. 박사 학위를 따고도 두명 중 한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R&D(연구개발) 예산 축소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 AI 도입에 따른 화이트칼라 일자리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취업 프리패스'로 불리던 전문인력조차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앞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위원은 "2018년 이후 시행된 일련의 노동 정책들이 의도와 달리 청년들의 고용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단순 지원금 등 예산만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및 제도적 지원,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나 근로시간 유연화 등 변화된 노동 환경에 맞는 근본적인 '정책 리셋'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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