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10시부터 김 회장과 김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오전 9시40분께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련 혐의를 인정하느냐' '개인 책임을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또한 홈플러스가 회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하고 보유 자산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해 약 1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회장과 김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MBK가 투자한 국내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BK가 영풍과 함께 추진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김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구속이 되더라도 이사 지위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는 15명이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인사가 11명, MBK·영훙 측 인사가 4명이다. MBK는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MBK·영풍 이사를 추가로 진입시켜 경영권 과반을 확보한다는 목적이었으나 김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주주들 사이에 MBK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도 MBK 경영진 구속 여부가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내세운 명분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MBK는 그동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회사를 비윤리적으로 경영해왔다며 거버넌스를 바로세우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김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이같은 명분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속을 면하더라도 현재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MBK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센 상황이어서 고려아연과의 분쟁을 이어가는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 등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MBK는 "이번 영장 청구에 담긴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며 "드러난 사실 관계와 배치되며 오해에 근거한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주장이 근거 없음을 법원에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