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과 접견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한국을 '모범동맹국'이라고 평가하며 한반도 방위에 주도적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콜비 차관은 이날 한국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만나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한반도 문제 등 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콜비 차관은 이날 조 장관과 조찬 만남을 갖고 "한반도 방위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한국의 의지를 평가한다"며 "양국 정상 간 주요 합의 사항이 속도감 있게 이행될 수 있도록 미 전쟁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양국은 지난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호혜적·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양국 외교·국방 당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 협력은 한국의 억제력을 강화함으로써 동맹에도 기여하는 사안"이라며 "양국이 실무 차원의 본격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위 실장과 안 장관과도 만나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과 만난 자리에선 미국의 새 국가방위전략(NDS) 뿐 아니라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의견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NDS를 통해 "한국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더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북 재래식 억제력은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만 중점 대응하는 확장억제(핵우산)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한반도 안보에 있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는 우리의 능력과 의지를 평가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모두 한국의 재래식 국방력 증대 원칙에 공감함에 따라 핵추진잠수함 건조 후속조치, 전작권 전환 등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콜비 차관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다. 오는 27일에는 일본으로 출국한다.

콜비 차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정책 설계와 실행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대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의 참여와 부담 분담을 중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대응 뿐 아니라 중국 견제에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콜비 차관은 지난해 11월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및 국군의날 리셉션 축사에서 한국이 국방비 지출을 GDP(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말로 모범적인 동맹국(model ally)"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