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딜 가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장안의 히트곡 <어머나>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각종 드라마에도, 광고에도, 길거리에서도 이 노래는 자주 등장한다. 노래방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장 널리 애창되고 있는 노래가 바로 <어머나>라고 한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태진아 송대관으로 상징되는 트로트 계의 샛별 장윤정(25)이다. 그녀의 젊고 싱싱한 외모는 사실 트로트 쪽 보다는 발라드나 댄스 가수 쪽에 더 잘 어울리는 게 사실이다. 서울예대 방송 연예과를 졸업, 99년 <강변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그녀는 이제 전국구 스타가 됐다. 방송 녹화 때문에 여의도는 물론이고 각종 행사에 참여해달라는 섭외 요청을 받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많은 이들은 <어머나>가 몇 달 만에 운 좋게 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1년 만에 뜬 노래다. 장윤정은 “트로트 같지 않아 젊은이들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고 덕분에 따라 부르기 쉬워 노래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노래만 유명해졌을 뿐 아직 장윤정은 햇병아리”라며 겸손해 하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방송 예능 프로들이 놓칠 리 없다. 장윤정은 <X맨을 찾아라>라는 인기 코너를 비롯하여, 채널을 가리지 않고 TV에서 볼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연예 관계자들은 그녀를 예능 프로 섭외 1순위 연예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엔 일명 ‘어머나 폰’으로 불리는 LG싸이언 휴대폰 광고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MP3 기능을 강조한 뮤직폰 컨셉트인 이 광고는 모델 대신 <어머나>란 노래를 메인 곡으로 사용하고 있다. 같은 제품 다른 버전의 광고에는 god의 노래를 사용중이다. 적어도 광고에선 장윤정이 신세대 최고의 스타 god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장윤정의 인기 비결은 뭘까. 많은 연예 관계자는 독점력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장윤정은 싱글 음반을 낸 뒤인 2003년 겨울 MBC 재연프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단역 배우로 잠깐 활동하기도 했다. 만일 그녀가 연기를 고집했다면 아직도 가능성 많은 지망생 중 한 명에 불과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과감히 트로트 가수로 역량을 집중했다. 물론 트로트에 대한 장윤정의 남다른 애정이 반영된 결과지만 그는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고, 이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자칫 다른 사람들에 가려 ‘One of them’에 머물렀을 지 모르는 자신을 ‘Only one’ 전략으로 차선 변경해 성공한 셈이다. 물론 젊고 귀여운 외모와 수려한 화술도 인기 상승에 한몫했다. 사실 트로트는 중년들이 좋아할 것이란 고정관념이 팽배하지만 의외로 10~20대들에게도 사랑 받는 장르다. 이 점을 눈 여겨 본 장윤정 측은 30대 이상이 아닌, 젊은 층에게 먹힐 수 있는 트로트로 승부수를 걸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를 위해 곡과 가사를 빠르고 경쾌하고 쉽게 만든 '세미 트로트'로 기존 트로트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장윤정은 태진아, 송대관, 현철, 설운도의 '4룡'으로 대표되는 트롯트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트롯트의 외연을 넓히는 공을 세웠다.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 kbs@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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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의 광고 뒤집기]를 연재하는 김범석 기자는 1995년 서울문화사에 입사, 우먼센스 리빙센스 에꼴등에서 연예 기자로 활동했고 2001년부턴 일간스포츠에서 방송과 영화 담당 기자로 일해왔습니다.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 등 KBS 아침프로에서 연예관련 코너를 진행했으며, 현재 일간스포츠 영화팀장으로 근무중입니다. 김범석 기자는 그간 탈옥수 신창원 옥중결혼 등 발로 뛰는 기사로 여러 특종을 한 민완기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