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되돌아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고 한 잔, 희망찬 새해를 가슴 벅차게 맞으려고 또 한 잔. 이래저래 한 잔의 술 생각이 절로 나는, 만감이 교차하는 이맘때다.
술은 경락을 잘 통하게 하는 등의 장점도 있지만 성질이 뜨거운 것이라 도가 지나치면 큰 피해를 부른다. 맛과 성질이 화평한 음식도 편식을 하게 되면 오장육부의 균형을 깨뜨려 몸에 해롭게 작용하는데 성미가 강한 술이야 절제하지 못하면 그 해로움이 커져서 독으로까지 발현된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난 후 몇 가지를 주의하면 주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첫째, 술에 취한 뒤 과식을 피한다. 위장이 아주 실하면서 덩치가 크고 잘 먹는 사람 중엔 술에 취한 뒤 꼭 밥이나 라면으로 배를 채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옹저(큰 종기)가 생기기 쉽다. 특히 밀가루 음식은 아주 열이 많은 음식이므로 술에 취한 뒤에 먹게 되면 그 피해가 더욱 크다.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습관이다. 치료는 위와 대장의 리듬을 회복하는 침과 약으로 열독을 풀어 배출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 술에 취한 뒤 갈증을 풀려고 찬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 하초(배꼽 아래 부분)에 부담이 가서 허리와 다리가 무거워지면서 차게 되거나 아프기도 한다. 얼굴이 흰 사람 중엔 혈이 부족한 사람이 많은데 과음하면 혈을 소모시킬 뿐만 아니라 찬 음료수의 폐해도 부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때는 혈을 보충하면서 인체 아래로 혈의 흐름을 좋게 하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셋째, 음주 후에는 성생활을 피한다. 술 취한 뒤에 성생활을 하게 되면 장부를 허약하게 만들어 수명도 단축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넷째, 술을 천천히 마신다. 너무 빨리 마시면 폐를 상하게 할 염려가 있으니 천천히 조금씩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땀과 소변의 배출이 원활해야 술독을 줄일 수 있다. 술 마신 다음 날 술이 잘 안 깬다거나 소변이 시원치 않다면 주독을 없애는 한약과 침 치료를 받으면 좋다. 그래야만 장부에 독이 쌓이는 걸 막을 수 있다. 갈증 해소를 위해선 뜨거운 물로 양치를 20~30분 간격으로 자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술이 잘 깨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미식거리는 증상도 줄일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즐거운 연말에 술독에 빠져 지낸다면 남는 것은 술병과 병(病)밖에 없다. 주독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올바른 음주법과 해독법을 알아두자.
◆ 약 력
- 대한형상의학회 정회원
- 한방아로마테라피 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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