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를 갖다 비유하지마라-글쓴이야!"
머니위크 235호 커버스토리 <新맹모삼천지교의 불편한 진실>은 본의 아니게 맹모를 모독(?)한 기사가 됐다. 작금의 뜨겁다 못해 데일 것 같은 교육열을 주제로 다루며, 자식 교육의 대명사인 '맹모'의 개념을 차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맹모는 돈 더 벌 수 있는 시장바닥에서 돈 안 되는 서당가로 옮겼다. 그 근본을 비교하지 마라. 강남 공구리 아파트값이 몇년 사이에 거품 낀 것에도 그런 외국어, 사교육열풍이 큰 몫을 했지. 돈 있으면 자식한테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진정 참된 교육이 뭐고 자기자식이 정말 뭘 하고 싶고 어떤 것에 목숨 걸고 싶은가부터 파악해라.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인성교육부터 가르쳐라! 참된 인성교육은 돈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참된 인간으로부터 유입되는 것이다. 여하튼 니들 마음이지만 맹모를 갖다 비유하지마라-글쓴이야! (Y-JOH님)
누리꾼의 지적대로 실제 맹모와 기사에서의 新맹모는 뜨거운 교육열에서만 공통점을 지녔을 뿐 '참된 교육'에 대한 가치관은 큰 차이가 엿보인다. 이 기사에 붙은 댓글 141개(다음포털 기준)의 상당수는 '빗나간' 신맹모의 교육열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 한글 완전히 익힌 다음 영어도 배워야 합니다. 큰딸아이도 대학3년 마치고 어학연수 보냈고(대기업 다닙니다) 작은아이 군 제대 후 어학연수(이학계열이라 교수님 강의가) 다녀와서 대학4학년입니다. 어릴 땐 영어학원 대신 레고 장난감을 사서 맞추기를 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우리아이들 세대는 중학교 때 영어를 처음 접했던 세대입니다. 큰애는 전세계에서 들어온 석박사들과 모든 대화 가능합니다. 어릴 땐 인성부터 챙기는 게 자녀교육을 잘 시키는 거라 생각되어 이 글 씁니다. (keumppong님)
▶ 아이가 집에 와서 영어 몇마디 하니까 잘 하는 줄 알고, 상술에 놀아나는 부모가 00이지. 누구를 탓할까? (감람수님)
▶ 이런 골 때리는 동시에 미쳐버렸고 슬픈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 (yours님)
이러한 교육광풍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상당수 누리꾼들은 빗나간 교육열풍을 일부 부모들의 극성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대학교 가서 해도 안 늦는다 하는데, 저런 사람들이 보는 건 나중에 먹고 사는 게 문제보다 더 앞에 있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보고 가르치는 거죠. 좋은 중학교에 가야 더 좋은 고등학교에 갈 발판이 마련되는 거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가야 최고의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저렇게까지 돈을 쓰는 거죠. 개인적으로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보지만 이해가 안 가지는 않네요. 나라 교육 자체가 영어에 미쳐서 잘못 굴러가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무슨 능력이 있다고. (루미너스님)
▶ 기자의 자제분은 북유럽 아이들 방식으로 키우시나요? 국가적으로 잘못된 교육방식의 문제를 한아이의 엄마의 선택으로 귀결 짓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 여겨집니다. 엄마들의 선택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의 대안이 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미소지움님)
▶ 정부에서 주동하는 것 아니었나? 영어는 필요한 사람들만 배우면 될 걸. 평가의 기준이 되어버려서 그런 것이요. 다른 것 못해도 영어만 잘하면 인정받는 세상. (좋은하루님)
교육 문제라 그런지 누리꾼들의 비판이 어느 때보다 예리하고 분석적이다. 아무리 현대사회가 글로벌사회라지만, 영어가 입시·취업의 '키워드'가 된 세상은 그야말로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영어교육의 올바른 길'을 찾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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