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며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채권은 덕분에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고, 은행의 적금금리는 3%대 수준이다. 최근 '재형저축'이라는 고금리 상품이 등장했지만 최고금리가 4.6%(우대금리 포함)에 불과하다. 게다가 7년이나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도 수월치 않다. 박스권에 매몰된 시장이 언제 오를지 알 수도 없고, 펀드도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알파전략'(시중금리+@를 추구하는 전략)의 하나인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주가상승과 배당수익률을 더해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데다 일반적으로 고배당주는 잘 움직이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에게도 잘 맞기 때문이다.
배당전략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무조건 잘 나간다거나 유명하다는 이유로 고르면 되레 큰 이득이 없다.
예컨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삼성생명 등의 주식에서 12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장사 최고 배당부호에 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31일을 기준으로 보통주에 주당 7500원, 종류주식(우선주)에는 755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즉 배당기산일(기준일)에 삼성전자를 100주 보유하고 있었다면 750만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언뜻 보면 많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배당금을 기준일로 나눈 값을 뜻하는 시가배당률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시가배당률은 일반주식이 0.51%, 우선주가 0.89% 밖에 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봐도 150만원대의 가격을 자랑하는 종목을 사서 7500원을 받는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없다.
◆ 배당투자,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그렇다면 배당투자는 매력이 없는 것일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 소위 '고배당주'로 불리는 종목 중에는 10%가 넘는 시가배당률을 자랑하는 종목도 있기 때문이다. 시가배당률이 10%라는 것은 1만원짜리 종목을 샀다면 1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일반적으로 적금금리가 3~4%대임을 감안하면 배당만 잘 받아도 어지간한 적금이 부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고르는 게 좋을까. 우선 살펴봐야 할 부분은 시가배당률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지난해 시가배당률 기준으로 종목들을 산출해본 결과 KPX생명과학(14,81%), 신풍제지(12.82%), 영풍제지(11.98%), 진양폴리(10.84%) 등 총 4개 종목의 지난해 시가배당률이 무려 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20개 상위 종목들의 시가배당률을 살펴본 결과 평균 8.57%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시가배당률만 보고 종목을 사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시가배당률 외에도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조언한다. 바로 '배당지속년수'와 '배당성향'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3년 혹은 4년 연속 배당을 했다면 해당회사에 별 문제가 없는 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배당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배당성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배당성향이란 회사의 법인세를 공제한 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부분을 백분율로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 배당주, 장기투자는 어떨까
당장 배당을 노리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유하기를 원한다면 지금 사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주당배당금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현재 배당수익률이 높은 '배당주식'들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고채와 신용등급이 AA- 기준인 회사채 금리가 일부 주식들의 배당수익률보다 하락했고, 코스피지수의 상승률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주 애널리스트는 "직접적인 비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신용등급 AA- 이상인 일부 주식들의 배당수익률은 회사채 수익률 보다 높다"면서 장기적으로 주당배당금 증가가 예상되는 주식들은 지역난방공사, SK가스, 삼천리, 경동가스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난방공사가 배당투자 주식 중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주당배당금 증가율이 높을 가능성이 있고, 배당수익률이 한국 주요주식들 중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타이밍 놓친 사람은 '배당상품'에 주목
배당주를 놓친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럴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배당펀드와 ETF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국내에 운용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배당주식펀드는 총 24개다.
이들 가운데 설정일(2003년 5월26일) 기준으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으로 총 398.07%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신영밸류고배당의 경우 1년 수익률 또한 13.69%로 가장 높았다.
세이에셋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 또한 설정일(2002년 4월2일) 이후 252.08%로 수익률이 높았고,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배당60 1[주식]Class C1' 또한 설정일(2003년 5월23일) 이후 240.29%의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3년과 5년 수익률이 집계되는 21개 펀드들을 살펴보면 최고 56.14%(5년)에서 6.69%를 기록하는 등 길게 투자했을 경우는 모두 견조한 모습을 나타냈다.
고배당 ETF 또한 주목할 만한 상품이다. 국내 상장된 ETF 가운데 배당의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우리자산운용의 'KOSEF 고배당 ETF'다.
우리운용 관계자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중대형주 20개 종목을 배당펀드멘털 가중방식으로 선정한 MF 웰스지수와 동일한 움직임을 보이도록 설계한 ETF"라며 "저렴한 보수(연 0.40%)의 펀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증권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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