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 봤을 질문일 것이다. 그 대답은 여러 가지겠지만, 결국 그런 삶을 살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오늘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현재 하고 있는 행동들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앞날의 명암도 갈릴 것이다.

‘덜 바쁘고 더 행복하자.’ <나를 위한 시간 혁명>의 프롤로그에 들어간 제목이다. 이 책의 내용을 한마디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자신의 모든 것, 즉 몸과 마음을 바쁜 일상 속에 던져놓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아갈까 고민할 시간조차 없다. 이 책은 그런 현대인들을 위해 고민을 해결할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에 필요한 것은 ‘놀랄 만한 사건’ 즉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기억을 더 풍부하고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해마의 신경세포를 증가시키는 여행을 권하고 있다. 여행은 새로운 공간, 경험, 정보들로 뇌 속 해마를 강하게 자극해 삶을 허무하게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쪼개고 쪼개 사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렇게 여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걸까.

저자는 상식을 강조한다. 만약 음식물로 가득 찬 냉장고에 새로 생긴 값지고 귀한 물건을 넣어야 한다면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쉽고 합리적인 방법은 기존의 음식물 중 일부를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 24시간을 살면서 쓸모없다고 스스로 느끼는 시간을 걷어내고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는 시간들로 채워야 한다.

먼저 저자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매는 시간의 낭비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실 인터넷을 켜고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기웃거리다 보면 한 시간 정도는 금세 지나는 개운치 않은 경험을 누구나 많이 했을 것이다. 거기에 SNS도 한몫하곤 한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해서 토크하자는 상대방, 그룹 채팅에 초대돼 이런 저런 얘길 나눠야 하고, 등록된 친구들이 올린 맛난 음식, 멋진 풍경, 모임 사진 등은 빨리 댓글 보내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저자는 편리함의 순기능이 불편함이라는 역기능으로 바뀐 점을 인식하고 과감히 그런 편리함을 포기한 결과, 평안함이라는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이젠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너무 시대의 흐름에 완벽히 적응하는 바람에 이 시대의 역습에 몰려서 쫓기는 삶을 사는 건 아닌지를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

저자는 ‘과거는 부도수표요, 미래는 약속어음, 오늘은 현찰이다’라는 어느 기업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헤아려 보라고 권유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 중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문제인데, ‘계획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계획하게 된다’는 말처럼 우리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지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들을 리모델링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부터 무언가를 더 가지려는 욕구의 충족보다는 자신의 성찰과 타인과 관계 강화를 통해 더욱 질 높은 삶, 행복한 삶을 추구해 나가는 일상의 시간들로 채워가야 하겠다. 시간 혁명은 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혁명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함병우 지음 | 국일미디어 펴냄 / 1만25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