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태원 자택 전경
자본주의에서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된 재화는 단연코 '집'이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가계에서 전체 자산 대비 주택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대에 육박한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집이 갖는 가치는 절대적이다.정부와 지자체는 해마다 전국의 주택을 대상으로 금전적 가치를 평가한다. 올해 공동주택은 지난해보다 4.1% 하락했다. 지역별로 서울이 6.8%, 인천이 6.7%, 경기가 5.6% 떨어졌다.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고가주택의 가격은 전체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가(家) 소유의 주택이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최고가에 모두 이름을 올리면서 화제를 낳았다. 주택공시가격을 통해 최고가 주택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삼성가, 최고가 주택 싹쓸이
삼성가의 위력은 단독주택 가격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에서 최고가 주택가격 상위권을 삼성가가 싹쓸이하며 글로벌기업 오너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주택가격 순위 1~5위는 모두 삼성가가 차지했다. 국내 최고가 주택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을 비롯해 강남구 삼성동 주택 등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최고가 주택은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이다. 2012년 118억원에서 12억원이 올라 1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10.17% 증가한 수치다. 이 집은 대지면적 2143㎡에 연면적 961㎡로 지하3층 지상2층 규모다.
2위와 3위, 5위 역시 이건희 회장 소유의 주택이다. 강남구 삼성동 주택은 104억원, 용산구 이태원동의 주택은 102억원으로 조사됐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중구 장충동1가 주택은 92억1000만원으로 기록됐다.
특히 최근 완공된 이 회장의 삼성동 주택 연면적은 2225㎡, 토지의 공시지가로만 88억원이 넘는다. 삼성동 주택 부지가격은 1㎡당 397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태원동 주택보다 27만원이 더 비쌌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신세계그룹도 고가 주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희 회장 소유의 용산구 한남동 주택은 공시가격이 96억원으로 고가 단독주택 4위에 올랐다. 경기도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은 이명희 회장의 장남 정용진 부회장 소유다.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이 주택은 공시가격 8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최고가 1위를 차지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작구 흑석동 자택은 6계단 하락한 7위로 내려앉았다. 방 사장 소유의 주택 부지 일부가 신문박물관 건립용으로 매각되면서 129억원이던 공시가격이 70억1000만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해운대 아이파크
◆전국 요지에 고가주택 점령
이태원로에서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이태원역 구간의 북서쪽은 익히 알려진대로 삼성타운이다. 삼성그룹의 VIP 영접장소인 승지원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가 관장인 리움미술관을 포함해 등기부등본 상에 드러난 이 지역의 삼성가 소유 건물은 줄잡아 10여개다.
기존의 리움미술관이나 이건희 회장 명의의 740-10 외 1필지, 이태원2동 일대 등 이 회장 가족 소유의 부동산, 한남동 738~740번지 일대가 모두 삼성가 소유다.
최고가 공동주택에도 삼성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최고가 공동주택인 트라움하우스 5차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움하우스5차는 국토교통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공동주택가격에서 8년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국내 최고가 공동주택이다. 이번에도 273㎡형의 공시가격은 54억4000만원으로 최고가로 확인됐다. 2006년 40억원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올라 지난해에는 5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조사에서는 2억1000만원이 더 올라 54억원을 넘어섰다.
이 공동주택은 2003년 1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3개동 18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핵전쟁에 대비해 200명이 2개월을 버틸 수 있는 방공호와 리히터 규모 7의 지진강도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설계로 유명하다. 지하에서 1층까지 고무·납·강철로 만든 적층고무를 이용해 지면의 진동이 상층부까지 전달되지 않는 면진층 공법이 적용됐다. 방공호도 최고 두께 80cm에 이르러 스위스 안전규정에 적합한 대피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각 가구당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전용 로비가 갖춰졌고 6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외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넓고 둥근 수입욕조가 여러 개 있으며 최고급 자제를 이용한 인테리어로 내부를 장식했다.
8년 연속 최고가 공동주택으로 이름을 올린 트라움하우스5차
◆아파트 1위는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공동주택 순위 2위는 연예인 빌라로 유명한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다. 전용 265.5㎡형으로 지난해 43억6000만원에서 올해 42억72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곳 역시 삼성가와 관련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 부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가 이곳에 산다. 복층 구조로 개인영화관, 피트니스클럽, 비즈니스 미팅룸, 별도 정원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탤런트 한채영씨 역시 이곳에 거주하며, 시세가격으로 수년째 연예인 최고가 1위를 차지했던 조영남씨 주택은 100m가량 떨어진 2차 펜트하우스(공동주택 6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주택 가격 3위이자 아파트 가격 1위는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아이파크가 차지했다. 전용 285.9㎡로 41억4400만원이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성수동1가 한화 갤러리아 포레 271.8㎡가 39억400만원으로 최고가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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