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과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의회 소속 대리점주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대리점(특약점) 불공정행위 실태를 발표하며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남양유업으로부터 촉발된 이른바 '갑을 갈등'이 화장품업계로 번지고 있다.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피해대리점주협의회가 꾸려진 상황이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아모레퍼시픽 불공정행위 실태보고서'를 내고 ▲일방적 계약해지 및 특약점 강탈 ▲밀어내기식 물품 강매 ▲마일리지를 악용한 허위 전자세금계산서 강요 ▲방문판매원 빼돌리기 등 피해사례를 발표했다.
서금성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의회장은 "아모레퍼시픽에서 22년간 근무한 후 퇴직해 1996년 특약점을 열었다"며 "밤잠을 설쳐가며 특약점을 자리잡아 놓으면 회사가 부당한 이유로 특약점을 해지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약점은 방문판매활동을 벌이는 일종의 대리점으로, 한 특약점당 50~60명의 방문판매사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문판매사원은 특약점이 고용해 월급과 수당을 지급하고 교육도 시킨다. 하지만 이들을 쥐락펴락하는 건 본사다.
서 회장은 "돈을 들여 사원을 고용하고 교육시켜 놓으면 회사 측에서 다른 대리점을 열 때 방판 사원을 빼내가기 일쑤"라며 "퇴직자를 회유하는 방법으로 특약점을 내주고, 기존 대리점으로부터 방판 사원을 빼내 지원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여개에 불과한 특약점이 630여개로 껑충 뛰었는데 이는 기존 대리점이 희생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부당한 이유로 특약점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실적이 계약해지의 사유가 아님에도 임의적인 실적자료로 대리점 계약종료를 강제하기도 했다는 증언이 피해대리점주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 또 목표 매출액을 과도하게 설정하고, 판촉물을 강매시키거나 특약점 운영방식에 대해 개입하는 등 '갑'의 지위를 위압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많았다고 협의회 측은 주장한다. 이에 반발할 경우 특약점의 약점을 이용해 상품공급을 중단하거나 계약해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맹점을 압박했다는 것.
이는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들 회사가 가맹점에 ▲구입강제(물량 밀어내기) ▲판매목표 강제 ▲경제적 이익 제공 강요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부당한 계약해지 ▲영업지원 거절 ▲영업지역 침해 등 가맹사업법 및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매출이 좋은 지역의 기존 가맹점에 대해 부당한 계약해지 또는 계약갱신 거절을 한 후 그 인근에 직영점 또는 새로운 가맹점을 설치하는 '영업지역 침해' 행위가 발견됐다. LG생활건강 역시 목표 판매량 설정, 상품권 강매 등의 행위가 포착됐다. LG생활건강 측은 "영업 촉진을 위해 어느 정도 목표 판매량을 설정해 놓고 있다"며 "상품권 거래에 대해서는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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