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이어집니다

재무 : 기본적으로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

④ 열흘 굶어 군자 없다.
경제적인 준비, 즉 돈을 준비하는 것은 노후준비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배가 고프면 남의 집 담을 넘기 마련이다. 먹고 사는 문제, 즉 의식주가 기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삶의 가치를 지키며 인간적인 삶을 영유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최근 들어 노후의 주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자아실현도 기본적으로 의식주의 해결을 통한 자아의 존재가 선행돼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다름아닌 바로 경제적인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40% 가량의 많은 고령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서 행복한 노후를 논하기란 쉽지 않다..

⑤ 죽 푸다 흘려도 솥 안에 떨어진다.
경제적인 준비는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당장 돈 쓸 곳이 많다며 노후준비를 자꾸만 미루려 한다. 당장 생활에 소용되는 자금이 아니란 이유로 노후준비를 위해 따로 돈을 모으면 괜히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 마치 보험료를 아까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노후준비 자금은 나중에 반드시 자신을 위해 소용된다.

지금 당장이야 풀 때 흘리는 죽처럼 아깝지만, 그 흘린 죽은 결국 솥 안에 떨어져 언젠가는 내가 먹게 된다. 노후준비를 위한 자금이 당장에는 생활에 소용없고 조금은 아깝기도 하지만, 결국은 나의 노후를 위해 절대적으로 소용되는 자금이 될 것이다. 젊었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⑥ 한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려도 열 자식은 한 부모 못 거느린다.
고령자 중 17.5% 가량의 사람들이 경제적인 부문을 자식에게 의탁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사실 힘들게 나아서 어렵게 교육시키며 뒷바라지했기 때문에 자식에게 기대려 하는 마음이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부모는 자식이 열이라도 어떻게 거느리며 살지만, 자식은 제 아무리 많아도 제 한 부모 간수하지 못한다고 했다. 하물며 옛사람들도 그랬는데, 오늘날처럼 자식들도 제 밥그릇 지키며 살아가기 버거운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자식에게 기댈 생각하지 말고 자력구제에 나서야 한다.

비재무 : 먹고만 살 것인가…


⑦ 삼 년 구병에 효자 없다.
앞서 언급한 노후의 걱정거리 중 경제적인 어려움 다음으로 못지 않게 많이 호소하는 것이 바로 건강문제다. 따라서 비재무적인 측면에서의 노후준비 핵심 중에 하나는 바로 건강이다.

자리보전하고 누운 부모를 돌보는 것은 제 아무리 효자라도 힘든 일이다. 거동이 불편해지는 늘그막에 병까지 생긴다면 삶의 질이 현격히 낮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육체적 능력이 저하되고, 건강이 이전만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제 아무리 효자라도 감당할 수 없는 노년의 건강문제는 결국 자신이 지켜야 한다. 

젊고 건강할 때부터 기초체력을 다지고, 근력운동 등을 통해 떨어지는 근력을 보강해야 한다.

⑧ 깊던 물도 얕아지면 오던 고기도 아니온다.
은퇴를 하고 노년에 들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와의 끈이 하나 둘씩 끊어지기 마련이다. 사회관계의 핵심이었던 직장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서 커다란 관계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여기에 친구나 배우자와 사별이라도 할라치면 사회에서 고립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래서 노후에 유독 외로움을 타고, 심지어는 우울증 같은 정신병적 증세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물이 깊을 때는 물고기도 자연스럽게 찾아오지만, 물이 얕아지게 되면 오던 물고기도 찾아오지 않게 된다. 사람도 늙거나 형세가 기울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세상 인심이다. 

따라서 늙어갈수록 사람과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넓혀갈 필요가 있다. 마음에 맞는 단짝을 만들고 이웃과 친해지고 배우자와의 시간을 늘리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⑨ 알아야 면장을 한다.
하다못해 면장을 하려고 해도 뭘 알아야 해 먹는다. 배우지 않고, 아는 게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심지어 노는데도 배움이 필요한 세상이다. 더구나 100세시대가 되면서 노년이 엄청나게 길어진 상황에서 새로이 무언가를 배우지 않고서는 의미있는 노년을 보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젊은 시절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고 해서 생각만 한 채 실행하지 못했던 것을 배움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게 된 요즘이다. 따라서 이 나이에 배워서 뭐하냐는 고리타분한 생각은 접고, 새로운 배움을 통해 의미있고 행복한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

⑩ 저 잘난 맛에 산다.
나이들어 간다고 해서 움츠러들 필요 없다. 사람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것은 자존감이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존중한다면 삶의 질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덩달아 자존감도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다.

내가 잘났다면 그 맛에 사는 거다. 천리마는 늙었어도 천 리 가던 생각만 한다고 했다.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언제나 젊은 시절과 다름없다는 말인데, 몸 늙는 것이 어디 나뿐이랴. 그건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만 젊음을 잃지 않는다면 노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