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결혼 후 불어나는 남편의 뱃살을 구박하는 사이 어느덧 기자의 몸무게 역시 1년 만에 8~9kg이나 늘었다.
다시 '결혼 전의 몸매로 돌아갈 거야!'라며 전의를 다지다가 포기하기를 거듭했다. 살을 빼기 위해 원푸드 다이어트라도 하자며 일주일간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를 수차례. 그러나 다이어트를 할 때는 조금 빠지는 듯하다가 끝나면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다이어트는 생활이 돼야 함을 절감하고 있을 때 '간헐적 단식' 열풍이 대한민국을 들쑤셨다. 모 TV프로그램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도 살을 뺐다는 출연자들을 보며 '나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직장인 여성 대부분이 다이어트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사는 만큼 "먹고 싶은 건 뭐든 먹으면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말에 혹했던 게 사실이다.
사진=류승희 기자
기자는 7월15일부터 3주간 '16대 8'의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16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자유롭게 식사하는 방식이다. 방송 내용을 따라 오후 12시부터 식사를 하고 저녁 8시까지만 음식을 먹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동안 남편과 친정어머니의 생신이 겹쳤고 회식자리도 있었다. 하지만 회식자리에서조차 8시부터는 물만 마셨기 때문에 다른 다이어트보다는 어려움이 덜했다.
1주차에는 그동안 먹고 싶지만 애써 절제한 탄수화물에 과감히 손을 댔다. '빵순이' 본색을 드러내며 점심은 빵만 먹기도 했다. 8시간 동안은 죄책감 없이 먹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점심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먹고 나면 저녁은 생각처럼 많이 먹지 못했다.
먹고 싶은 빵을 종류별로 먹으며 한주를 보냈다. 주말에 몸무게를 재보니 2kg이 빠져있었다. 시간만 지켜 먹었을 뿐인데 살이 빠진 것이다. 방송에 나온 성공자들처럼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몸무게가 더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갖고 2주차에 돌입했다. 몸은 금세 적응했다. '저녁 9시에 배고프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공복감을 느끼지 않아도 8시 전에는 식사를 해결했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에는 점심으로 닭강정과 떡볶이를, 저녁에는 족발을 먹었다. 그랬더니 몸무게가 하루 만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간헐적 단식'도 하기 나름이었다. 칼로리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마지막 3주차에는 보다 신경을 썼다. 16대 8로도 부족해 하루는 점심만 먹고 버텼다. 원래 배가 고프면 예민해졌지만 굶는 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물을 마시면 공복감이 금세 사라졌다. 공복을 유지하니 어쩐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3주째인 8월5일 월요일. 다시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인바디를 점검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보다 몸무게가 1.5kg 줄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순간 기자의 귓속을 파고든 트레이너의 말은 매서웠다.
"체지방이 그대로잖아요. 특히 근육량만 빠졌으니 1.5kg 감량은 의미가 없습니다."
역시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식이와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다이어트의 진리는 간헐적 단식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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