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
액티브 유저 월 100만명, 신규 가입자수 월 40만명에 이르는 린든랩의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드라이프'.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돌파한 넥슨의 생활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마비노기'.
이들의 공통점은 각각 10년, 9년 전 출시된 장수 게임이라는 것이다. 각박한 현실세계에서 가상현실을 통해 판타지를 충족해주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다.
유저들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많은 일들을 실현할 수 있는 PC 화면 속 '제2의 삶'에 열광했다. 게임 속 아바타를 통해 세계적인 유명인사와 접촉하고 '가상' 아내(남편)를 맞이하는 등 현실과는 전혀 다른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평생 갖기 어려운 나만의 마을을 보유하는 것도 게임 속 가상공간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위메이드의 '에브리타운'과 같이 가상세계를 모바일로 옮겨놓은 소셜네트워크게임(SNG)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월 100만 전세계 액티브 유저가 기거하는 곳
미 샌프란시스코의 약 14배 규모의 토지로 이뤄진 가상공간인 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 이곳에는 매달 전세계에서 40만명가량이 새롭게 유입된다. 액티브 유저는 월 100만명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누적 가입자 수는 총 3600만명. 여기에는 아바타를 멋지게 꾸미는 재미, 아바타가 되어 전세계 수많은 유저들이 만들어 놓은 개성있는 공간들을 여행하는 재미,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팔아 돈을 버는 재미, 현실에서 접하기 힘든 해외 유명 공연을 보는 재미 등 물리적인 세계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들을 마음껏 경험하는 재미가 있어 이곳을 찾는다는 국내 유저들도 포함돼 있다.
이곳에서는 여성이 남성으로 살 수 있고 자신의 모습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하버드 등의 명문대학교부터 대사관, 콘서트홀, 심지어 나이트클럽까지 현실세계에 있는 것들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제2의 삶'이 주어지는 셈이다.
특히 세컨드라이프 내에서는 가상재화 '린든달러'를 통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 사이버머니는 현실 화폐로도 환전이 가능하다. 개인이나 기업이 상업활동을 벌여 실제로 돈을 벌어가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거래된 가상재화 규모는 32억달러(USD)에 달하는데 IBM, BMW, 토요타, 크리스찬 디올 등 세계 굴지 기업들이 큰 기여를 했다. 이들 기업은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아바타 모양을 한 직원들을 상주시켜 업무를 보거나 매장을 만들어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로이터의 기자가 세컨드라이프 지국에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참석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을 정도다.
현재 하루 평균 120만건의 가상재화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유저들이 만들어 판매 중인 가상 상품은 210만건에 이른다. 가장 잘 나가는 상품은 여성 아바타의 머리 모양(hair style)이다.
마비노기
10만명이 동시접속하는 판타지 라이프의 세계
출시된 지 9년이나 된 국산 MMORPG '마비노기'의 꾸준한 인기 역시 또 하나의 삶을 갈망하는 이용자들의 심리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최근 동시접속자수 1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넥슨의 마비노기는 전투 위주의 기존 MMORPG와 달리 생활형 콘텐츠로 이뤄진 게임. '이용자들에게 판타지 라이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게 이 게임의 기본 모토다.
유저들은 농장 경영시스템은 물론 ▲작곡·연주·노래 시스템 ▲아르바이트 시스템 ▲요리 시스템 ▲낚시 시스템 ▲생산 시스템 ▲캠프파이어 시스템 ▲결혼 시스템 등 생활형 콘텐츠를 이용함으로써 게임 상에서 자신만의 또 다른 생활을 영위해 간다.
악보를 만들어 이를 친구들과 연주하는 음악회를 열 수 있고 NPC(플레이어 이외의 캐릭터)들에게 배달·채집·생산품 납품 등의 일거리를 받아 아르바이트를 함으로써 게임머니(골드)와 경험치를 얻어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아르바이트 시스템)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시냇가와 호수, 자신의 농장에서 낚시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낚아 요리할 수 있고, 옷과 고급 무기들을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친구들과 모여 앉아 캠프파이어를 즐기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마비노기만의 특징이다. 인기 캐릭터인 '마스터셰프'의 경우 요리에 특화된 영웅 캐릭터로 자신이 만든 요리를 이용해 잔칫상을 차려 이를 여러 유저들과 함께 먹을 수 있다.
넥슨 이영호 홍보팀장은 "게임 유저들에게 있어 게임 캐릭터, 아바타는 분신"이라며 "특히 마비노기 유저들은 일상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생활형 아이템들을 게임 캐릭터를 통해 활용하기 때문에 가상현실을 진짜처럼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라 Infographic
SNG, 스마트폰 속 '세컨드라이프'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SNS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SNG로 모바일에서도 '제2의 삶'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매출 7위(8월 15일 기준)에 랭크돼 있는 위메이드의 '에브리타운 포 카카오(for Kakao)'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마을을 예쁘게 꾸미고 친구들과 교류하는 게임으로 실제 현실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들을 게임 상에 축약해 옮겨 놓은 점이 특징이다.
사이버상의 가상세계에서 생산활동을 함으로써 게임머니(골드)를 벌고 이 게임머니로 물 등을 구매해 마을을 꾸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용자가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된 산토리니의 등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게임 속 대표적인 농작물인 '장미'를 마을에 심고 이를 가공해 장미유를 제조한 후 상점에 팔면 된다.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등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작업을 30~40번 반복하면 된다.
위메이드 홍보실 정석원 과장은 "게임 유저들은 본인이 현실세계에서 직접 할 수 없는 것들을 가상세계에서 즐기고 싶어한다"며 "SNG가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자신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