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반도체와 스마트부문의 지속되는 성장세 덕분에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휘어지는 화면(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을 탑재한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했다.
3분기 이어 4분기도 기대감 '솔솔'… 실적 전망치 상향조정예상보다 삼성전자는 강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뒤엎어버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5.31% 증가한 10조1000억원이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3.07% 늘어난 59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증권사 추정치 평균치인 9조8726억원을 상회하는 그야말로 깜짝 실적이었다. 같은 날 대만의 스마트폰업체인 HTC가 상장이후 처음으로 3분기에 적자 전환한 실적을 내놓은 것과도 대조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44만2000원까지 올랐으나 개인의 매도세에 밀려 전일과 같은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상승 마감하지 못했지만 잠정실적 발표일에 주가가 하락하지 않은 게 지난해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5분기 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코 나쁜 모습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실적개선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뒤에는 스마트폰이 있었다. 이 또한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삼성전자의 3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은 IM(통신)부문이 6조5000억원, 반도체 2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GE(가전)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분기보다 17% 늘어난 8800만대로 파악된다. 이는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2억5000만대 중 35%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스마트폰 성장 둔화로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를 너도나도 10조원 밑으로 하향조정했다. 낮아진 TV판매가격도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소비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TV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소비가전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저가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판매호조로 3분기에 분기사상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저가스마트폰 판매호조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 등으로 IM 총괄실적이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실적개선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임돌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갤럭시S4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과 TV부문 부진으로 인한 디스플레이 패널 및 가전 부문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시장과 보급형시장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스마트폰시장의 판도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보여줌으로써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시장의 우려를 상당부분 덜어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과거 2004년 고가 피처폰이 정점을 치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급락하던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며 "여전히 삼성전자, 애플이 고가폰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중저가시장 확대 추세에도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범용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제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글로벌 주요 경쟁사인 애플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여전히 건재한 반도체부문도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의 일등공신 중 하나다. 반도체 총괄실적은 메모리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등으로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 덕도 봤다. 지난 9월 SK하이닉스 중국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D램 가격이 올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실적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4분기 실적개선은 반도체가 이끌 듯
반도체부문의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꼽은 4분기 삼성전자 실적개선을 이끌 분야로도 반도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SK하이닉스 화재사고로 인한 D램 가격 상승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D램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화재 영향으로 가격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영업이익은 3분기 2조1000억원에서 4분기 2조5000억원으로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도 "3분기 반도체부문 실적이 직전분기대비 5000억원 증가한데 이어 4분기에도 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부문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부문은 제품 플랫폼 강화로 이익률은 하락하겠지만 절대이익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스마트폰부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올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치인 9조8000억원보다 증가한 1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보다 5000억원가량 높은 10조6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실적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76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변수는 세가지로 집약된다. 갤럭시 노트3의 판매실적과 메모리가격 동향,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정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노트3의 4분기 판매량은 1200만대로 갤럭시S4의 판매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 이후 삼성전자 주가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고가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정체와 범용화 우려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할 부분이다.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이제 스마트폰의 새로운 혁신에 대한 기대는 많이 사라졌으나 중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 부품에서의 혁신이 다시 한번 고가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그때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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