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환율에 대해 "시장과 괴리가 없으며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 저평가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반도체와 휴대전화 산업의 비(非)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여러 형태의 지표를 볼 때 현재 환율 수준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저평가에 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보다는 신흥 경제권에서 온 것"이라며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앞서 미국정부는 최근 한국 원화가 저평가 됐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환율 같은 가격 효과로 흑자가 났다면) 모든 산업에 적용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부문 중심으로 흑자가 났고 이는 비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선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는 경제가 됐는지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일시적이며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 "종전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마이너스(-)인 국내총생산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내년 하반기쯤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주택 매매가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이 세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정착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