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친구>라는 영화가 가졌던 한세대의 감성을 담아내는 아우라나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될 만큼의 힘과 영향력은 부족했다. 아쉽게도 전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딱 그 정도다.
<친구2>는 동수의 살해를 지시한 죄로 복역한 준석(유오성)이 17년 형기를 마치고 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새 조직의 실세로 성장해버린 옛날 동수의 꼬붕(?)이었던 은기(정호빈)를 보며 위기감을 느낀 준석은 자신의 아버지 철주(주진모)가 이뤄놓은 조직을 되찾으려 성훈(김우빈)과 함께 계획을 세우는 내용이다.
<친구>를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진짜 준석이 동수를 죽이라고 시켰는지, 과연 동수의 아들 성훈의 엄마는 누구인지,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건달입니다'라고 말했던 그 건달 아버지는 어떻게 됐는지, 과연 성훈이 준석의 정체를 알고도 가만히 있을지 여러가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겠지만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없는 장면과 뜬금없는 준석 아버지의 이야기, 여기에 다소 황당한 결말이 더해져 산만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곽경택 감독과 유오성은 <친구2>를 기획하면서 속편이지만 전편과는 별개의 독립된 이야기를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동수의 아들 성훈이 등장하고 준석이 다시 조직을 되찾기 위한 명분이 되는 아버지 이야기를 끌어들였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돼 처음 보는 관객은 어리둥절하고 <친구> 마니아였던 관객에겐 싱겁고 헐거운 영화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순조로운 흥행성적을 기록 중이고 IPTV, 온라인VOD 를 통해 전편에 대한 재방송, 재관람 열풍까지 불고 있는 걸 보면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의 중심에는 배우들이 있다.
<친구2>가 개봉하면서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성훈 역할의 김우빈이었다. 대세 꽃미남이라는 호칭으로 김우빈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제작사, 감독, 심지어 유오성과 같은 선배 배우들도 한결같이 김우빈에 대해 칭찬릴레이를 펼쳤다.
장근석, 이민호. 김수현, 이종석에 이어 김우빈까지…. 물론 그가 요즘 대세남 중의 한명이고 젊은 여성관객을 끌어들일수 있는 요인이라고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친 쏠림 현상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이번 <친구2>에서는 세월만큼 깊어진, 그러나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유오성의 연기가 인상 깊었고 짧게 출연했지만 장영남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배우는 단연코 주진모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유오성의 아버지 철주 역할을 한 주진모는 <친구>와 <친구2>의 일관된 스토리 전개의 모티브를 제공한 인물이었다고 본다.
주진모는 철주 역의 모티브가 <대부>의 로버트 드니로라고 밝힌 곽 감독의 기대에 걸맞는 묵직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아줬는데 잘 부각되지 않아 안타깝다. 흥행과 여론몰이를 위한 김우빈 띄우기는 이해할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좀 더 객관적인 해석과 홍보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에는 꽃미남, 조각미남, 짐승남 등 각종 호칭으로 불리는 잘생긴 배우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대장금>과 <겨울연가>를 필두로 본격적인 한류드라마가 해외에 퍼지고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면서 가수, 배우 할 것 없이 활동영역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이들의 생명력은 짧다. 길어야 5년이나 될까. 이렇게 반짝 인기 있는 스타를 마케팅에 활용한 영화가 늘어나면서 진정한 배우, 즉 롱런할 것 같은 영화인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꽃미남 배우는 그 이름 그대로 그 시대의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사라지면 그만이다. 그러나 <친구>를 통해 진정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장동건도 꽃미남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켜봐오지 않았던가. 김우빈이 반짝 스타가 될지 제2의 장동건처럼 롱런하는 배우가 될지 더 나아가 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처럼 ‘꽃할배’들로 성장할 수 있을지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지켜볼 일이다.
이제 험난한 비즈니스 세상으로 돌아와보자. 속전속결형 의류브랜드 매장이 요즘 인기다. 자라, 유니클로, H&M 등의 해외브랜드는 물론 국내 브랜드인 에잇세컨즈까지 개념부터가 롱런하는 아이템이라기보다는 트렌디하게 짧게 치고 빠지는 제품군을 기획·제조·유통하고 있다. 반면 수십년째 혹은 100년이 넘게 롱런하는 브랜드를 고집하는 의류브랜드도 많다. 이 두가지 패턴에 대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짧게 치고 빠지는 단기트레이더도 있고 장기투자가도 있다. 다만 한가지 유의할 사항은 종목군별로 각각의 특색이 있고 업종별로도 분석의 잣대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시장을 뒤흔들었던 테마가 있었다. 온국민이 즐겨했던 '애니팡'을 기억하는가. 그때만 해도 애니팡이 영원할 줄 알았던 투자가와 애널리스트들이 많았다. 관련기업 주가는 폭등했고 '현재 수익이 이만큼 나니까 연간으로는 얼마가 되고, 내년이면 또 얼마를 더 벌 수 있다'는 식의 셈법이 유행했다.
하지만 요즘 주위에서 애니팡을 하는 유저는 보기 힘들다. 모바일게임은 순식간에 유행이 바뀐다. 카카오톡을 기준으로 주간 10∼20개씩 신규 게임이 론칭되는데 올 여름에는 '모두의 마블'이더니 요즘은 '포코팡'이 대세다.
매 순간의 타이밍을 보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투자하는 단타 위주의 투자자가 아니라면 모바일회사의 주식은 리스크가 큰 편이다. 본인이 장기투자자라고 생각되면 꽃할배들처럼 롱런할 수 있는 주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트리플 플러스 대표 이승원의 매매기법
양은냄비보단 뚝배기 기업을 찾아라
모바일게임과 같이 수익사이클이 짧은 기업의 주가는 마치 양은냄비처럼 작은 모멘텀에도 식었다 끓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제약, 식음료, 통신, 석유 등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이익의 변동성은 작지만 한번 커진 매출의 규모가 쉽게 줄지 않아 뚝배기처럼 오랫동안 그 흐름을 유지한다.
물론 국내기업 중에서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대부분 성숙기에 접어들어 큰 이익을 내기 어렵지만 중국처럼 성장기에 있는 국가를 마켓으로 두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중국은 이번 3중전회에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한자녀 정책을 사실상 포기했다.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성 둔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다.
따라서 자녀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식품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영유아 제품에 대한 소비도 커질 것이다. 또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고가의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니즈도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사회구조가 바뀌면 정체기에 있던 산업도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다시 뚝배기에 주목할 때가 온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김우빈을 동부증권의 빅데이터 도구인 DOMA로 분석해봤다. 영화 <친구2>와 함께 <상속자들>이란 드라마가 같이 검색된다. 이민호도 보인다. 그만큼 요즘 트렌디한 배우임에 틀림없다. <친구2>와 <상속자들>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많이 나온 탓에 관련 키워드도 보인다. 곽경택 감독이 김우빈은 해외에 진출할 만한 배우라고 극찬한 것도 뉴스에 많이 나온 듯하다. '꽃할배'도 보인다. 시즌2에 김우빈이 나왔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도 있는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