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생산자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저물가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 집계결과 전년동월비 생산자 물가지수는 0.9% 하락했다. 지난해 10월(-0.5%) 이후 14개월 연속 내림세다. 다만 9월(-1.8%)과 10월(-1.4%)에 비해 낙폭은 다소 줄어들었다.
1년 전과 비교한 생산자 물가가 이렇게 오랜기간 하락하는 건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2001년 7월부터 2002년 8월 사이에도 14개월동안 생산자 물가가 하락했던 시기가 있었다.
전년 동월비 하락폭이 가장 큰 품목은 농림수산품(-2.4%)이었다. 호박(-54.4%)과 풋고추(-48.8%) 등의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무(-40.1%)와 파(-37.6%) 등의 시세도 지난해의 60% 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번져 수요가 줄면서 김(-29.4%)과 고등어(-29.2%) 등 수산물의 생산자 물가도 평균 1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산품(-2.1%)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금괴(-27.6%)와 철강절단품(-16.1%) 등 1차 금속제품(-6.0%)의 낙폭이 컸고, 휘발유(-5.1%)와 경유(-5.3%) 등 석탄 및 석유제품(-4.5%)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상승했고, 특히 전력·가스·수도 요금은 5.4%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