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40포인트 이상 하락한 코스피는 이후에도 약세 기조를 벗지 못한 채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올해의 전망 기조였던 '낙관론'을 '신중론'으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올해 증권시장을 보는 ‘눈’을 바꿔야 하는 것일까. 올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증권가, 증시 폭락에도 '낙관' 유지 이유는?
2014년 전망이 시작부터 빗나가는 상황 속에서도 시장 전문가들은 '낙관'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등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엔/달러 환율이 이미 105엔을 넘어섰는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110엔 정도임을 감안할 때 추가 약세 흐름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엔화 약세 흐름이 진정될 때 그간 경기회복세에도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코스피의 긍정적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명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및 이머징 국가와 비교해도 국내시장은 저평가 국면에 돌입했다”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인데다 내수부양 기조가 나타날 것을 감안하면 현재보다 더 내려갈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중반 이후 조정국면을 예상한 기존의 시각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단기 주가 하락에 연동된 투자 심리로 논리적 근거 없이 전망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대응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14년 증권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시기는 달러화 강세가 본격화되는 2분기다. 이로 인해 원화나 엔화 등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조정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절대적 기준에서 달러화 강세 경계 시점은 2분기 중반 이후”라며 “2014년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및 연준의 국채 매입 규모를 모두 감안하면 5월을 기점으로 실질적 국채 규모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어떤 대응이 주효할까
단기적인 대응전략에 관해선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방어적인 모습을 취할 것을 주문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전년동기 대비 6.11% 감소한 8조3000억원을 기록, 업계 전망치인 9조7000억원을 큰 폭으로 빗나가면서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매수를 원한다면 현 조정국면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종목을 선택하고, 증권시장의 급락으로 인해 가치 대비 '저렴해진' 종목의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주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투자심리가 안정될 때까지 개별주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지만, 삼성발 어닝쇼크로 인해 기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개별적인 재료를 보유한 기업과 정책 수혜 등을 볼 수 있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이사는 연초 이후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종목들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주와 내수민감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상태다. 오 이사는 "인구 변화가 1인 가구 증가, 합리적 소비, 헬스케어 수요, 장기 자산운용 선호 등의 새로운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동부화재와 CJ제일제당을 추천했다.
◆ 정책 수혜주, 어려운 시장 대안 되나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정책 수혜주'가 어려운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공공부채 축소와 창조 경제를 피력했지만 가시화될 때까지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내수부양 카드'는 한동안 우리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 신년사의 핵심은 내수부양"이라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에 있어 가장 꺼리는 부문이 정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었는데, 이번 방안을 바탕으로 국내로의 외국인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등 역대 정권들을 살펴볼 때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 방향이 분명히 드러나는 '2년차'에는 정부정책에 수혜받는 업종 등이 주도해 주가지수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박근혜 정부는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금리인하로 저축의지를 떨어뜨려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는 동시에 자산가격을 상승시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담보대출의 여력이 상승하고, 부동산 매매 과정의 자본이득도 가능해져 이는 곧 내수가 활성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 '스마트컨버전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유망서비스 산업(소프트웨어, 보건의료, 교육, 관광, 금융) 및 환경에너지 산업에 대한 집중 육성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에 관련 종목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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