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는 주로 고기구이에다 주류를 곁들이기 때문에 테이블 단가가 높은 편이지만 보통 식사 메뉴는 단품인 경우가 많다. 객단가를 1만원 넘기기가 힘들다. 이런 경우 많이 팔아야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다.
고깃집 점심 메뉴는 식재료 호환과 조리의 간소화가 관건이다. 원가나 노동력에서 따로 드는 수고스러움이 적어야 이상적이라는 뜻. 회전율도 중요하다.
이런 요소들을 만족시키는 메뉴가 바로 국밥이다. 이른바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탕반. 특히 한우전문식당에서는 한우를 활용한 곰탕으로 점심 매출 상승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한우곰탕 7000~8000원 구성 가능, 수익성 좋아
▲ 제공=월간 외식경영
탕반 음식은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 일컫는다. 늘 먹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국물 있는 음식, 즉 국밥을 선호하는 경향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특히 고깃국은 특유의 구수한 맛과 감칠맛 덕에 선호도가 높다. 이른바 스테디셀러. 소비가 견고하고 꾸준한 편이다.
한 외식업컨설턴트의 말에 따르면 고깃집에서 갈비탕, 설렁탕, 곰탕을 같이 판매하면 대부분 갈비탕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갈비탕 선호도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비탕은 한우만 사용할 경우 1만원 이하 가격으로 맞추기가 어렵다고 한다. 갈비탕에 수입산 소고기를 사용하면서도 1만원을 훌쩍 넘기거나 건더기가 부족한 곳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우식당에서 갈비탕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이에 반해 곰탕은 한우를 사용하면서도 7000~8000원으로 내는 곳이 많다. 한우집이라고 하면 손님은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을 하기 때문에 점심 메뉴가 그 문턱을 낮춰주는 구실을 한다. 부담 없는 가격의 한우곰탕으로 손님을 끌어들여 저녁 방문으로까지 유도할 수 있다.
한우곰탕은 수익성도 좋은 편이다. 한우전문식당 <값진식육> 김보균 대표는 “판매 양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큰데, 한 그릇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갈비탕보다 곰탕의 수익성이 20~30% 높다”고 말했다.
곰탕에는 주로 양지나 사태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있다. 한우전문식당이 곰탕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 높은 회전율로 피크 시간에 효율적 운영 가능
곰탕의 강점은 높은 회전율이다. 일단 제공이 빠르다. 미리 준비만 해두면 별다른 조리 없이 그릇에 담아내기만 하면 된다. 반찬도 김치나 깍두기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부수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다.
서울 북창동의 한우곰탕·수육 전문점 <애성회관>은 손님이 먹고 가는 시간이 10분 남짓, 165.29㎡(50평) 크기 매장에서 점심에만 4바퀴의 테이블 회전을 보이고 있다. 높은 회전율은 피크 타임에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단 부지런함이 필수 요건이다. 영업시간에는 조금 수월할지 모르지만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든다. 고기 핏물을 빼고 오랜 시간 삶아 육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초기 투자비용이 높을 수 있다. 이는 다른 탕반 메뉴도 마찬가지. 박리다매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탕반을 메뉴로 구성하는데 초반 투자비용이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고 한다. 수개월 동안 연구하느라 맛보고 버리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또 초기에는 판매율이 저조해 수익성은커녕 계속 손해를 봤다.
하지만 그는 탕반 음식은 많이 판매할수록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메뉴기 때문에 선순환하기만 하면 큰 걱정은 없다고 조언했다. 포장 판매도 가능하다.
돼지국밥 프랜차이즈 브랜드 <돈수백>을 론칭한 (주)푸디안의 김정덕 본부장은 국밥집의 단점으로 예상 매출에 도달할 때까지 기간이 조금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매출이 오르는 메뉴이기 때문에 뚝심을 갖고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지금은 맑은 국물이 트렌드
최근 뽀얀 국물의 고깃국이 뒷전으로 밀리는 느낌이다. 채널A의 ‘먹거리 X파일’에서 파헤친 ‘뽀얀 국물의 비밀’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 일부 몰지각한 업소들 때문에 곰탕, 설렁탕집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영향인지 지금은 맑은 국물에 대한 선호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놀부NBG(대표 김준영)도 2012년 12월 론칭한 설렁탕 전문 브랜드 <담다>를 통해 맑은 설렁탕을 내며 맑은 탕반 추세에 합류했다.
맑은 곰탕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기 때문에 고기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깊은 맛이 난다.
곰탕을 잘 내고 있는 음식점 세 곳을 소개한다. 이들 공통점은 맑은 곰탕이라는 것, 그리고 놋그릇에 담아 상품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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