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사장이 선임된 후에도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줄곧 하락세를 그렸다. 이는 함께 정보유출사건에 연루된 농협카드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더구나 우리·하나카드 등 중위권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롯데카드만 홀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앞날에 ‘빨간 불’이 켜졌다.
회사 밖으로는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나락에 떨어진 기업이미지 회복을 위해 ‘듣다&바꾸다’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하지만 고객 신뢰를 저버리는 사건에 계속 연루되는 것은 물론 과거 벌어진 부정행위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뒤늦게 제재를 받아 신뢰도는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중하위권 경쟁 속 점유율 ‘하향곡선’
금융권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6.5%로 전년 동기(7.0%)대비 0.5%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역시 점유율이 14.9%에서 14.1%로 하락했다. 농협카드만 9.8%에서 9.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여파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이 뒷걸음친 셈이다. 특히 롯데카드로서는 하나카드가 공식 출범하면서 중하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 홀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은 7.9%에서 8.6%로 0.7%포인트 오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나카드 역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통합함에 따라 8.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카드는 경쟁사인 우리카드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1.5%포인트, 하나카드보다 1.0%포인트 각각 뒤지며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은 롯데카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는 1%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통상 1000억원 수준의 마케팅비용이 소요된다고 본다.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은 산출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개인신용판매 ▲법인신용판매 ▲현금서비스 ▲카드론 ▲체크카드 사용액 등을 통해 산출된다.
앞으로도 롯데카드가 중하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체크카드시장에서는 주거래은행을 보유한 우리·하나카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리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액은 4조291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5.2% 급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나SK카드 역시 체크카드 이용액이 1조3820억원으로 지난 2013년 3분기보다 22.7%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외환카드와의 통합효과로 앞으로 체크카드시장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체크카드 이용액이 2293억원으로 전년 동기(2503억원)대비 8.4% 하락했다.
/사진=머니위크 DB
법인카드시장 역시 롯데카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시장점유율은 22%로 카드사 중 1위로 도약했다. 하나카드 역시 통합 전 9.1%의 법인카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롯데카드(4.8%)를 크게 앞섰다.
반면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의 폭넓은 유통망을 활용한 특화된 혜택은 롯데카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같은 장점이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을 활용한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다”며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이 고정고객을 이끄는 지지대 역할은 하겠지만 위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동력으로 활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미지 회복 ‘빨간 불’
롯데카드는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지만 각종 부정적인 이슈에 연루되며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제동이 걸렸다. 채 사장은 부임 당시 ‘고객 중심’을 경영의 핵심 화두로 삼고 ‘듣다&바꾸다’ 캠페인 등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기업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다양한 ‘꼼수’를 부려 고객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롯데카드는 휴면카드의 비중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15.26%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휴면카드는 부당하게 고객 수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과 함께 연회비를 챙기기 위한 카드사의 대표 편법 사례로 꼽힌다.
또한 고객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카드론 금리 역시 전체 카드사 중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15.53%로 현대카드(17.72%), 신한카드(15.60%)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이는 함께 정보유출 사태 여파를 겪은 농협카드의 카드론 금리가 12.9%로 가장 낮은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는 “현재 카드론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개인정보유출 사고 이전에 벌어진 부정행위로 인해 금감원으로부터 뒤늦게 제재를 받은 점도 신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 금감원으로부터 법정 최고한도인 과징금 5000만원과 과태료 600만원의 철퇴를 맞았다. 지난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카드회원 동의 없이 신용카드 모집인이 ‘신규회원 이용 여부 조회’를 할 수 있게 한 사실이 적발돼 뒤늦게 제재를 받은 것이다.
또한 지난 2013년 카드슈랑스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25% 룰을 어기고 라이나생명과 AIA생명의 보험상품을 전체 생명보험상품의 76% 이상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대표와 직원의 대비되는 연봉
롯데카드 직원들은 동종업계에서 최하위 수준인 급여에 대한 불만이 많다. 직원들의 급여는 최저수준을 면치 못함에도 채정병 사장의 연봉은 업계 CEO 중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채 사장이 받은 보수는 5억7800만원이다. 이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12억4100만원),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7억5900만원)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롯데카드 직원의 지난해 1~9월 평균급여는 3600만원으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이는 롯데카드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6.3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평균 근속연수가 5.38년으로 가장 짧은 현대카드 직원 급여(5800만원)의 3분의 2 수준이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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