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의 결과가 나왔다. 이제 누군가는 경쟁에서 밀려 다른 길을 찾아야만 한다.

다행스럽게도 2016 대입 역시 2015학년도 입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다시 대입에 도전하는 수험생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재수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1. 누가 재수하는가?


2015학년도 수능 응시자 594,835명 중 22.39%에 해당하는 133,213명이 졸업생(검정고시 포함)이었다. 최근 5년간 수능응시자 중 졸업생 비율은 22%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고교별로 당해 수능응시자 중 재학생 대비 졸업생 비율은 지역과 고교유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

2014 수능 응시자의 경우, 비교적 졸업생 비율이 높았던 고교를 보면, 서울 강남권 자사고 90%, 경기지역 외국어고 79%, 서울 강남권 일반고 74%, 지방 자사고 76%, 경기지역 일반고 64%, 서울 강북권 일반고 39%, 지방일반고 23% 등이었다. 주로 서울 강남권과 자사고 또는 외국어고 출신자의 재수 비율이 높다고 할 수 있다.

2. 재수하면 수능 성적 얼마나 오르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2013학년도 수능 분석 결과’ 자료를 보면 국어, 수학, 영어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은 재학생보다 졸업생이 높았다. 등급별 비율 역시 1‧2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높았고, 8‧9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낮았다.

특히 2012학년도와 비교하여 졸업생과 재학생의 표준점수 평균의 차이는 모든 영역에서 커졌다. 즉, 재학생의 평균은 크게 변동이 없으나 졸업생의 성적이 2013학년도에 높아졌다.

한편, 최근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2005’ 자료 가운데 재수생의 수능 향상도를 살펴보면 고3에 비해 국수영 3개 영역 합산 표준점수가 평균 22.2점 향상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고3 때의 성적으로 진학한 또는 진학 가능한 대학보다 재수 후에 더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한 비율은 75.7%로 나타났다.

3. 재수에 성공하려면?

지난해 2015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나서, 더 빠르게는 11월 수능 시험을 치른 직후 바로 재수를 결심한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과연 재수를 빨리 결정 한다고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본격적인 재수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다. 평소 실력보다 수능 시험을 망친 경우, 고교 시절 내신 성적 위주로 공부한 경우, 국수영 위주로 공부했거나 특정 영역 공부를 소홀히 한 경우,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공부를 시작한 경우 등이 재수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어떻게 해야 재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첫째, 재수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재수를 하면 성적이 오른다니까 친구 따라 또는 부모나 주위의 권유에 따라 재수를 결정했는가? 자발적으로 재수하지 않을 경우, 목표 의식이 분명하지 않아 아무래도 수동적인 학습을 하기 마련이다.

둘째, 재학생에 비해 재수생이 불리할 이유는 없다. 다만, 재수를 하면서도 여전히 고 3때의 학습 방법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고3 때의 환경과 재수 환경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능 성적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셋째, 지난 입시를 회고해 수시와 정시에 대한 목표 전략과 대비 학습을 달리해야 한다. 지난해 수시와 정시 목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금년에는 다른 전략을 수립하고 수능과 대학별고사의 학습 시간 배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대체로 대학별고사에 대한 학습 시간 비중이 높을수록 재수 성공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넷째, 재수 성공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없거나 주위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여 공부하는 경우 소기의 성과를 얻기가 어렵다.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안정과 겸허한 자세, 자신감 등이 공부와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적합한 학습 환경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학업 수준이나 학습 계획 없이 막연히 유명 학원이나 유명 강사의 강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의지나 노력 없이 학원이나 강사가 수험생의 실력을 높여 줄 순 없다. 철저하게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4. 자신에게 적합한 재수 과정을 선택하려면?
재수를 결심했다면 현재 영역별 학습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출발선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또한 성공적인 재수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적합한 재수 과정을 선택하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몰입해야 한다.

재수에 대한 부담과 심리적 불안감이 큰 학생이라면 ‘재수종합반’ 학원을 선택하고,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중상위권은 ‘단과반’ 학원, 오로지 공부에만 몰입하고 싶은 수험생이라면 ‘기숙’ 학원, 반복 학습이 필요하고 시간을 절약하고 싶은 수험생은 수강료가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필요한 영역 강의만 수강하며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독학 재수’ 과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반수’는 수능 기본기가 탄탄한 일정 수준 이상의 수험생이라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재학생 시절 학습량이나 학습 시간이 적어 기초가 탄탄하지 않아 수능 기본 개념부터 정리해야 하는 경우라면 반수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다른 재수 과정을 찾아 재도전의 기회를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어떤 재수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지 못하면 시간만 낭비한 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입시에 실패한 재학생과 졸업생 수험생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 하는 공통점은 선배나 선생님이 ‘이렇게만 하면 된다’고 했다라는 것이다.

공부는 본질적으로 배우고 스스로 익혀야 오래 남는 법이다. 수업을 듣기만 하고 스스로 복습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지 않으면 기억에 오래 남지 않고 응용력도 떨어져 새로운 유형이나 변형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 최근 수능 EBS 연계가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5. 성적 향상과 지원 전략 모두 성공하려면?

고3 시절을 경험해서 알지만, 재학생들은 수시와 정시 모두를 염두에 두고 내신, 수능, 대학별고사로 학습 비중이 분산되지만 재수생은 대부분 수능에만 집중할 수가 있다. 하지만, 최근 대입은 수시와 정시의 비중이 70:30 이다.

따라서 재수를 하면서도 대부분 수시 지원을 염두에 두고 수능 성적 향상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착각해서는 안 될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수능 성적 향상이 수시 지원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9월 수시 지원 이후에도 수능 날까지 오로지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 재수에 실패한 수험생의 경우, 대부분 9월 수시 지원 이후에는 고3과 마찬가지로 수시 합격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지난 고3 시절을 돌아보면 정작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실패한 사실은 새까맣게 잊어버린다. 수시 지원도 중요하지만 만약, 고3 시절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1단계 서류 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한 경우라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접어야 한다. 또한 내신 2등급 이하라면 학생부교과전형도 고려해서는 곤란하다.

재수의 처음과 끝은 오로지 수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수 성공 자가 진단 5

1. 재수를 해야 하는 이유는?
2. 지난 고교시절 학습과 생활에서 잘 못된 점은?
3. 현재 목표대학․학과는 어디인가?
4. 수능 시험까지 분기별, 월별, 주별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5. 재수를 시작하는 나의 각오는?
☞ 위 5 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재수 다시 생각해야
도움말=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