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이름은 마치 암호 같다. 어떤 펀드에 투자할지 고민하기도 전 펀드이름에 먼저 질린다. 그렇다고 그냥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고를 수는 없는 노릇. 자신의 소중한 돈을 맡기는 만큼 어떤 펀드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있다. 펀드이름을 잘 들여다보면 펀드가 보인다는 점.
펀드 이름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A)’를 예로 들겠다. 이렇게 풀네임으로 보면 지나치게 길고 답답하니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2/(주식)/(A)’로 하나씩 끊어보겠다.
먼저 맨 앞에 있는 ‘한국투자’는 이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의 이름을 나타낸다. 이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라는 뜻이다.
운용사 뒤에 있는 ‘삼성그룹’은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대상이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펀드는 일반적으로 이름에 나온 대상에 투자하지만 실제 비중을 조절할 수 있고 다른 자산에 투자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세번째에 위치한 ‘적립식’이라는 것은 투자방법을 의미한다. 다만 적립식이라고 해서 목돈을 한번에 예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투자신탁’은 상품의 유형을 뜻한다. 투자신탁이란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신탁재산을 만들어 그것을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펀드는 대부분 투자신탁 형식으로 운용된다.
다음으로 숫자 ‘2’가 있는 펀드는 시리즈를 의미한다. 운용사는 동일한 전략과 스타일을 가진 펀드를 판매회사나 수수료, 운용팀, 규모 등에 따라 다르게 구성한다. 시리즈 펀드는 대부분 비슷한 방향성을 지니지만 미묘한 차이도 존재한다.
‘(주식)’이라고 표시돼 있는 것은 펀드의 투자자산군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채권형은 ‘채권’, 혼합형은 ‘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등으로 나뉜다. 특히 이 표시 앞에 있는 숫자는 자산의 투자비율을 뜻한다. 예컨대 ‘베어링고배당밸런스드60(주혼)ClassA’은 주식혼합형 펀드로서 주식에 60%의 비중을, 채권이나 다른 자산에 40%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펀드임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A)’는 수수료 체계와 펀드의 판매요건을 의미한다. 보통 이를 ‘클래스’라고 부르는데 A,B,C,E,S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위의 예시처럼 A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뜻이다. B클래스는 후취판매수수료를, C클래스는 선·후취 판매수수료는 없지만 운용보수를 부과한다. E클래스는 온라인에서만 가입이 가능한 펀드고 S클래스는 펀드슈퍼마켓 전용 펀드다.
최근에는 펀드의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Ae, Ce 등 클래스가 혼합된 펀드도 출시된다. Ae라는 것은 선취판매수수료를 떼는 온라인전용펀드라는 뜻이다.
펀드의 이름을 알고 보면 위와 같이 기본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모든 펀드가 일정한 기준에 의해 펀드이름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펀드 이름이 길고 복잡해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펀드의 주요 정보를 한번에 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며 “다만 펀드명과 실제 운용전략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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