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이 대출상품 출시에 주저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도 대출상품 출시를 가로막았다. 은행 입장에서는 안심전환대출에 대적할 만한 저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특화된 형태의 예·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출상품 출시가 어려운 처지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꺼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자기자본(BIS)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데다가 비은행권보다 예·적금 이자가 낮기 때문에 특화상품으로 탈출로를 찾는 모양새다.
우선 스포츠 결합 상품이 눈길을 끈다. 좋아하는 스포츠팀이나 선수를 응원하면서 경기 결과에 따라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우리 한새 농구단’의 통합우승 3연패와 챔피언결정전 7호 우승을 기념해 지난 1일부터 ‘강한 우리한새 정기예금’을 1조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연 1.80%의 기본금리에 올 가을부터 시작되는 여자 프로농구 2015~2016 시즌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에게는 0.02%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우리주거래통장을 만들거나 스마트뱅킹으로 가입하면 0.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2.05%까지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7월29일까지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박인비 선수가 2015년 브리티시 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2개 대회를 모두 우승할 경우 0.4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1년제의 기본금리가 연 2.10%, 3년제는 연 2.60%이며 박 선수가 1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0.20%포인트, 2개 대회 모두 우승하면 0.4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알토스 여자 배구단의 V리그 우승을 기념해 지난 6일부터 5000억원 한도로 특별예금을 판매 중이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예금과 유사한 중금채는 만기 1년에 연 2.15%, 정기예금은 6개월 상품에 연 1.89%, 1년 상품에 연 1.92% 금리를 제공한다.
스포츠 결합 상품이 아닌 다른 특화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적금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 ‘신한 11번가우대적금’을 지난 6일 출시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제휴 및 신한카드와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11번가에서 신한카드를 이용한 실적에 따라 최대 연 8.5%의 부가서비스가 적금 만기일에 연결 계좌로 입금돼 적금 이자와 합산 시 최대 연 11% 효과를 얻을 수 있다. 6개월 만기 기본금리 연 2.00%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2.50%까지 적용된다.
하나·외환은행은 지난달 23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만세 정기예금 및 적금’을 출시했다. 광복절인 8월15일까지 가입한 계좌에 대해 은행이 계좌당 815원을 출연해 독립유공자 유가족 및 해외 독립유적지 보존사업을 후원하는 상품이다. 예금은 최대 2.05%, 적금은 3년제의 경우 최고 3.10%의 금리가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