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눈에 염증이 생기거나 빨갛게 충혈될 때, 눈 주변이 간지러울 경우 혹시라도 눈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안과를 찾는다. 하지만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이 아닌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실례로 빛이 번져 보이거나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등의 증상은 시력 저하 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증상들이 백내장이나 녹내장과 같은 심각한 안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말처럼 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문증’과 ‘황반변성’의 특이증상
비문증과 황반변성은 눈앞에 나타나는 이상 증세 때문에 비교적 초기에 자각할 수 있는 질환들이다. 비문증은 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무언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으로 노화에 따른 유리체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비문증이 발생하면 눈앞에 날파리나 아지랑이, 실오라기 같은 모양의 형태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 2008~2012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새 비문증 환자는 52% 증가했고, 10명 중 6명이 50~6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로 젊은 층의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비문증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 회복되는데, 예외적으로 눈앞에 떠다니는 벌레들과 함께 빛이 아른거리는 광시증이 나타난다면 안질환이나 합병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눈의 신경인 망막이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기면서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망막이 찢어져 발생하는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의 경우 비문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시력이 떨어져 실명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을 통해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또한 글씨 또는 직선으로 이뤄진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시야의 중심부가 가려져 안 보이는 중심암점(사물의 중심부분이 검은점으로 보이는 현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황반변성일 가능성이 높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망막의 중심부, 즉 황반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고혈압처럼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현재로서의 치료방법이다. 약물, 레이저, 광역학, 안구 내 주사 등의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하며 증상에 따라 2가지 이상의 치료방법이 병행되기도 한다. 황반변성은 심한 경우 실명까지 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본인의 증상에 관심을 갖고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안과 헷갈리는 ‘백내장’,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
비문증·황반변성처럼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백내장과 녹내장은 비교적 증상이 평이해 자각하기 어렵다. 이런 까닭으로 녹내장과 백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도둑'으로 부르기도 한다.
중년 이후부터는 시력저하와 함께 눈앞이 흐릿하고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노안이 찾아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백내장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백내장은 눈의 주된 굴절기관으로 작용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예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이 발생할 경우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고 사물이 2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과 함께 주요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 역시 시야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시야의 주변 부위가 까맣게 변하고 점차 흐려지거나 불빛 주위에 무지개 현상과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증상을 자각한 이후에는 이미 어느 정도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백내장의 경우 노안과 초기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고, 녹내장은 이미 질환이 진행된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기적인 눈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
만일 백내장이 발견됐다면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합병증 발생 여부 확인과 함께 본인의 눈 상태에 맞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눈 건강검진을 받아 안질환을 예방해야 하고, 특히 40세 이상부터는 1년에 1회 이상의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주요 노인성 안과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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