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광고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기존에는 유명스타를 앞세워 인지도에 기댄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면 최근에는 ‘세대 공감’과 ‘친숙함’이라는 두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고객과 거리 좁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육아 열풍 흐름에 걸맞게 스타의 자녀를 우선 선정하는 등 친숙하면서 실용적인 이미지를 가진 이들을 중점적으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카드광고 키워드, ‘세대공감’

최근 카드사 광고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바로 ‘세대공감’이다. 카드상품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넘어 이제는 각 계층의 특색을 살린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으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2030세대를 위한 ‘KB국민 청춘대로카드’ 광고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 광고는 배경음악인 ‘청춘대로 송(song)’ 가사에 따라 청춘남녀가 겪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준다. KB국민 청춘대로카드가 20~30대 젊은 고객에게 최적화된 카드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청춘대로송은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에 ‘취업하니 다시 막내로’, ‘퇴근하면 몸은 침대로’ 등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대로’라는 라임(Rhyme)에 맞췄다. 입사를 위해 초조하게 면접을 기다리고 입사 후 회사 막내로서 야근하는 등 고단한 청춘의 모습을 전반부에 보여준 후 KB국민 청춘대로카드의 등장과 함께 즐겁게 쇼핑하고 여자친구와 외식하는 등 자유로운 청춘의 모습을 반전으로 보여주는 게 이번 광고의 포인트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메인 카피인 ‘내 멋대로, 내 맘대로’에서 보듯이 대한민국 청춘들이 마음껏 자신의 권리를 누리고 그들의 긍정적인 삶을 기원하는 KB국민카드의 응원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3040세대를 겨냥한 광고도 눈에 띈다. 삼성카드가 배우 유해진을 앞세워 선보인 숫자카드 광고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카피로 바쁜 일상에 지친 3040 직장인으로부터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광고 속에서 유해진은 세련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진지한 내레이션을 선보였다. 이후 코믹 댄스와 함께 알아서 다 할인해주는 실용적인 카드서비스에 만족하는 모습을 통해 상품 특징을 잡아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실용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유해진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캐스팅했다”며 “유해진의 이미지가 피곤에 지친 30~40대의 모습과 묘하게 들어맞아 (이들 사이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유튜브 광고가 뜬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활용한 광고마케팅도 활발하다. 기존 TV광고의 경우 15초 내외로 노출시간이 짧은 반면 유튜브를 활용하면 광고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광고비 역시 TV광고에 비해 훨씬 저렴해 비용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유튜브 무비 ‘신한카드의 고객 사랑법 2’ 영상을 선보였다. 이 영상은 공개 후 일주일 만에 62만뷰를 돌파하는 등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끊임없는 변화’라는 주제로 제작된 이 영상은 사랑의 권태를 느끼는 커플의 모습과 설레는 사랑을 이어가는 커플의 모습을 대비해 보여주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변화’임을 강조한다. 이후 코드나인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삼성카드도 영화 <그녀>(Her)를 재해석한 바이럴 영상 ‘사라’(sara)를 선보였다. 이 영상 역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후 약 10일 만에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영상 속 40대 독신남 유해진은 신용카드(이나영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는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통해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모바일결제 등의 금융서비스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베이비 모델’ 전성시대

올 상반기 카드업계에서 가장 핫한 CF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베이비 모델’이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육아 예능이 안방시장을 점령함에 따라 카드업계에도 아이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가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
특히 아이행복카드 등 가족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상품의 경우 베이비 모델을 기용했을 때 상품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개그맨 이휘재네 쌍둥이와 배우 송일국네 삼둥이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대표적이다.

롯데카드는 쌍둥이 서언·서준이와 엄마 문정원씨를 모델로 기용해 롯데아이행복카드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시된 이 카드는 출시 3개월 만에 16만매를 돌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아이행복카드는 쌍둥이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가 주요 고객층인 만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서언·서준 쌍둥이 형제와 엄마를 모델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신뢰감을 중요시하는 신용카드사의 특성과 새롭게 출범하는 금융사의 첫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광고모델로 삼둥이를 발탁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삼둥이는 하나카드가 추구하는 고객지향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SNS를 통한 광고영상 조회 수가 지난 3월11일 기준 850만건에 이르며 삼둥이 차량용 스티커는 8만부가 이미 배포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