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MCN(다중채널네트워크; Multi Channel Networks)사업의 춘추전국시대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1인 창작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자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MCN이란 웹과 애플리케이션 등 인터넷을 매개로 1인 창작자의 동영상 제작과 유통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연예기획사와 유사한 역할로 국내 연예계에 SM·YG·JYP 등 3대 연예기획사가 있다면 MCN에는 CJ E&M, 트레져헌터, 아프리카TV 등이 있다.
CJ E&M이 ‘다이아TV’ 론칭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CJ E&M, 아시아의 넘버원 지향
“올해를 MCN사업 제2의 원년으로 삼고 1인 창작자들이 아시아 넘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국내 MCN사업을 이끄는 중심에는 CJ E&M이 있다. CJ E&M은 지난 2013년 7월 ‘크리에이터그룹’이라는 브랜드로 국내 최초의 MCN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크리에이터그룹은 게임·음악·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1인 창작자를 지원, 사업 시작 22개월 만에 387팀과 제휴를 맺고 유튜브에서 22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최초’를 기록한 CJ E&M은 이제 ‘최고’로 올라서기 위해 사업확장에 나섰다. 지난 5월 기존 MCN사업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상생모델로 ‘다이아(DIA)TV’를 출시한 것. 이들은 다이아TV를 통해 1인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신규사업모델 발굴 ▲플랫폼 확대 ▲글로벌 진출 등 3대 지원을 약속했다.
먼저 지금까지 유튜브로 한정됐던 플랫폼을 중국과 프랑스 등 각국의 동영상 공유사이트 등지로 다양화한다. 또 1인 창작자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싱가포르·대만·홍콩·태국 등 동남아 10개국에 송출 중인 CJ E&M의 ‘채널M’에 다이아TV 1인 콘텐츠 창작자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국가별 대표 MCN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이아TV의 1인 창작자들이 해당 국가에 진출할 경우 현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1인 창작자의 법인 설립에도 함께한다. 첫 주자는 ‘BJ계의 유재석’으로 통하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 CJ E&M은 대도서관과 함께 ‘DH미디어’(가칭)라는 법인을 설립해 부가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대도서관은 창작 및 후배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CJ E&M이 1인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레져헌터의 1인 창작자. /사진제공=트레져헌터
◆트레져헌터·아프리카TV,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미디어공룡’ CJ E&M이 몸집을 키우는 동안 신생업체도 생겨났다. 올해 초 CJ E&M 출신이 주축이 돼 설립한 트레져헌터는 사실상 국내 최초의 MCN전문기업으로 통한다. 1인 미디어 사업자 육성을 목표로 현재 유명 BJ 김이브, 양띵, 악어, 최고기, 스팀보이, 릴마블 등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TV에서 스타덤에 오른 유명 BJ다.
트레져헌터 관계자는 “1인 창작자 대부분은 10~20대의 어린 친구들로 법적·세무적인 개념이 없는 이들이 많다”며 “회사는 트래픽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할 뿐 아니라 창작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서로가 공동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단 그는 “국내에서는 아프리카TV BJ 쟁탈전이 주로 다뤄지다 보니 이를 MCN사업으로 오해하는 시각이 많다”며 “트레져헌터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MCN사업의 본질을 다룰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 BJ의 산실’ 아프리카TV는 플랫폼에서 한발 더 나아가 MCN사업으로의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지난 7월 말 아프리카TV는 연예기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사업을 협업해 조인트벤처사 프릭(Freec)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프릭은 아프리카TV가 가진 미디어의 힘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육성 노하우를 통해 창작자 발굴, 매니지먼트, 콘텐츠 기획·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목표로 한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프릭과 타사 서비스와의 차별성에 대해 “기존 MCN산업은 사업자들이 BJ를 영입해 아프리카 콘텐츠를 유튜브에 중계하는 식으로 꾸려졌다”며 “우리는 BJ는 물론 재능있는 친구들을 발굴해 그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을 도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성 미디어에서 활동해온 아티스트가 참여해 기존 MCN과 차별성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 BJ의 산실’ 아프리카TV는 플랫폼에서 한발 더 나아가 MCN사업으로의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지난 7월 말 아프리카TV는 연예기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사업을 협업해 조인트벤처사 프릭(Freec)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프릭은 아프리카TV가 가진 미디어의 힘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육성 노하우를 통해 창작자 발굴, 매니지먼트, 콘텐츠 기획·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목표로 한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프릭과 타사 서비스와의 차별성에 대해 “기존 MCN산업은 사업자들이 BJ를 영입해 아프리카 콘텐츠를 유튜브에 중계하는 식으로 꾸려졌다”며 “우리는 BJ는 물론 재능있는 친구들을 발굴해 그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을 도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성 미디어에서 활동해온 아티스트가 참여해 기존 MCN과 차별성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TV와 미스틱엔터가 ‘프릭’ 설립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아프리카TV
◆수요자 니즈 충족으로 잠재가치 '충분'
국내에서 MCN사업은 아직 태동기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디즈니, 드림웍스 등 주요 미디어업체가 MCN을 직접 인수하거나 지분인수 형태로 긴밀한 제휴관계를 맺고 MCN 영역에 발을 들였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MCN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MCN사업의 성장이 앞으로 미디어업계에 위성, 케이블, IPTV 가입자의 실시간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미디어업체가 MCN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측은 “급변하는 미디어시장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요자의 콘텐츠 니즈를 맞추는 데 있어 MCN이 개방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사업적인 잠재가치가 충분하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인 창작자에게도 MCN과의 협업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진흥원은 “콘텐츠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1회성으로 만들어 파는 것뿐만 아니라 생태계 내에서 타 콘텐츠와 융합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창작과 창업 활성화에도 MCN 형태의 생태계가 기존에 비해 좀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MCN : 유튜브, 인터넷, 포털 등을 매개로 프로그램 기획,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판매 및 잠재고객 개발 등의 영역을 콘텐츠제작자에게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에이전시 사업자를 말한다. 연예기획사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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