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G시리즈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겠다.” 이른바 ‘조준호폰’으로 불리며 출시 전부터 유명세를 탔던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이 모습을 드러냈다. LG전자는 상반기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4’의 실적부진으로 ‘제2의 팬택’이란 우려까지 낳았지만 지난 8일 V10을 출시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다행히 제품 공개 후 외신과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소비자의 실구매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애플의 아이폰6S가 23일 국내 출시를 확정지은 가운데 소비자 중에는 상반기 ‘G4’의 실적부진과 최근 ‘G2’ 기기결함 논란에 대한 대응 등을 꼽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제품 구매에 손사래를 치는 이들이 적잖다.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칼 간 LG전자, G4 부진 씻을까


“세계 최초 울트라폰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 매셔블(Mashable)
“매달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적인 제품이다.” - 기즈모도(Gizmodo)

지난 1일 ‘슈퍼 프리미엄폰’ 혹은 ‘조준호폰’으로 통하던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회사는 프리미엄 브랜드 ‘V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모바일 트렌드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V시리즈를 이끌 첫번째 제품은 ‘V10’.

조준호 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은 이날 “LG V10은 독창적인 사용자 경험(UX), 강한 내구성, 강력한 영상기능, 하이엔드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특징은 ‘두개의 얼굴’과 ‘두개의 눈’으로 요약됐다. 메인화면 우측상단에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디스플레이를 올려 세컨드스크린을 구현했고, 광각 120도·일반각 80도 등 두개의 50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해 셀피에 강한 스마트폰을 자랑했다.


외신도 흡족한 평을 내렸다. 이용자 또한 V10의 성능과 외관상 디자인에는 만족도를 표하며 관건은 ‘출고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V10에 대한 기대는 지난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 사장은 “G3를 통해 프리미엄 분야에선 나름대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이보다 한단계 위에 있는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발언 이후 해당 제품은 G4를 비롯해 G시리즈를 넘어서는 제품군으로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위의 프리미엄, 즉 ‘슈퍼 프리미엄’으로 입소문을 탔다. 특히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출시한 ‘G4’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탓에 LG전자의 '진짜카드'는 하반기 출시작에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외신의 호평을 받으며 베일을 벗은 V10의 출고가는 79만9700원으로 책정됐다. 이동통신3사의 공시보조금과 판매점의 추가보조금을 더하면 최저 47만원에서 최고 70만원 초반대로 가격대가 맞춰졌다. 이용자 대부분은 "70만원대의 프리미엄폰에 LG전자가 칼을 갈았다"며 합격점을 줬다.

/사진제공=LG전자
같은 시기 경쟁사 삼성전자도 상반기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출고가를 V10과 유사한 가격으로 내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V10의 출시를 의식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양강체제, 등 돌린 이용자까지

아직 출시 초기단계이지만 시장에서는 V10이 LG전자 MC사업부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그러나 목표치에 도달하기까지 LG전자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4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보이나 갤럭시노트5, 아이폰6S 등 경쟁모델이 이미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예상판매대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출시시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존 이용자의 이탈도 심각한 문제다. 스마트폰은 브랜드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지만 최근 ‘G2’ 기기결함 논란에 대한 LG전자의 해결방식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들 중 일부는 “LG전자의 제품은 다신 쓰지 않을 것”이라며 불매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미 애플과 삼성전자로 양극화된 시장에서 틈새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고가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체제가 굳어져 LG전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를 두고 LG전자의 브랜드를 택할 이유가 없다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조성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단통법제도로 소비자들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반면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고가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 시각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마트폰시장의 저성장에 맞서는 애플(고가 하드웨어 집중)과 삼성전자(중저가제품) 등 주도 업체의 전략 차별화 속도가 빨라지는 반면 LG전자 등의 기존 제조사는 이들에 대한 전략차별화가 부족해 3~4분기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