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알반
◆ 오악사카데후아레스
전체 이름은 오악사카데후아레스로 멕시코 오악사카 주의 주도다. 앞에서도 이 말했듯이 표기에 대한 영어식 발음을 우리나라에서 받아들이면서 혼돈이 생겼다. 해발 고도 1545m의 이 아름다운 도시는 여러가지 문화가 혼합돼 있다. 멕시코 특유의 문화와 스페인 문화가 어우러져 있으며 남아메리카 인디언족의 하나인 사포텍족이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믹스텍 원주민을 비롯해 16개 부족이 살고 있어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부족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을 지키며 살고 있어서 이곳 주민의 절반 정도가 아직도 스페인어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시가지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소칼로’ 광장에서 이곳의 키 작은 원주민 상인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오악사카 시내가 보이는 몬테알반
지금의 시가지는 1529년 에스파냐인들이 건설한 것이다.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됐고, 콜로니얼풍 건물들과 알록달록한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조화를 이룬다. 듣기로는 건물마다 색깔이 다른데 이것을 나라에서 정해준다고도 하고…. 어쨌든 집집마다 건물을 색칠하는 일에 상당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다. 또한 이곳은 멕시코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인정받는 베니토후아레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가지의 볼거리 중 하나는 성당이다. 도시 설계자들의 영향으로 산토도밍고성당, 대성당 등은 바로크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산토도밍고 성당은 1608년 완공된 것으로 외부도 아름답지만 내부는 밖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화려하다. 앞쪽 제단을 전부 금으로 장식했고 지진에 대비해 성당 벽의 두께는 2m에 달한다. 한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살던 코르테스저택은 현재 타마요박물관으로 쓰인다.
산토도밍고 성당
산토도밍고 성당 제단
◆ 신전 도시 몬테알반
몬테알반은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쯤 올라간다. 구불구불 고갯길을 오르면 1600년 전 사포텍 도시에 다다른다. 이곳 몬테알반은 산 정상을 깎아 만든 도시다. 여기가 얼마나 높은지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저 멀리 눈높이에 흰구름이 깔렸고 위로는 뻥 뚫린 파란 하늘이, 발 아래 도시가 보인다. 이곳은 테오티우아칸과 함께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많은 여행자가 멕시코시티에서 테오티우아칸을 보고 이곳에 와서 몬테알반을 보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 실망하는데, 그건 뭘 모르는 이야기다. 테오티우아칸 여행객은 비교적 평평한 평지에 넓게 분포돼 있는 신전들을 입구에서부터 일일이 걸어 들어와 만난다. 이것을 거대한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규모가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몬테알반은 산 절벽에 흩어져 있는 피라미드와 아직 발굴되지 않은 것들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직도 170여구의 미발굴 무덤이 땅속에 있다고 하는데, 그걸 다 파헤치면 이 산이 송두리째 유적으로 바뀌는 건 아닐지 오히려 걱정이다.
몬테알반
몬테알반의 건축은 B.C 8세기부터 시작됐다. 3~4세기에 사포텍 문명을 만나 전성기를 이루고 10세기경에는 폐허가 됐다. 그리고 14세기 중엽 이후에 다시 믹스테카 족이 왕족을 매장하는 데 썼다. 그러니까 기원전부터 15세기까지 긴 시간 동안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곳이다.
이곳에서 주로 만나는 유적은 사포텍 문명의 것이다. 사포텍 문명은 올멕문화, 테오티우아칸문화(아즈텍)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자신들 특유의 문명을 발전시키며 주변의 문명인 마야와 겨뤘다. 그 흔적으로 달력과 문자를 볼 수 있다.몬테알반은 신전들이 군을 이루고 있다. 사포텍 문명에는 달마다 다른 종류의 신이 있었다.
사람들은 각 신을 위한 제단을 만들고 이들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즉 신의 숫자만큼 신전이 필요했으므로 여러 신전을 건축했다. 둘러보면 서로 다른 형태의 신전들이 작은 광장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공간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은 천문대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모든 건물이 똑바른 정사각형 안에 반듯하게 놓여 있는 것에 반해 천문대는 약간 사선으로 삐딱하게 놓여 있다. 제사를 지내기 전에 경기를 치르는 축구경기장도 있는데, 여기서 진 사람이 제단의 희생양이 됐다고 한다. 이 밖에도 무덤과 우물터, 궁전 등이 있다.
몬테알반 축구장
신전 주위는 신관계급의 무덤이 많아서 황금세공품, 투르코석 등의 보물이 많이 발견됐고, 한쪽에 발굴해 세워 둔 비석도 재미있다. 잘 알려진 것은 ‘춤추는 사람’이라는 부조물이다.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사람의 형상인데, 어떤 학자는 춤추는 사람이 아니라 적의 포로라고도 하고, 사람의 몸에 장기가 표현돼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병원이었다는 말도 있다. 온통 ‘그럴수도, 아닐수도’의 연속이니 몬테알반을 보고 있자면 답답증이 생길 수도 있겠다. 다행히 사방이 뻥 뚫리고 시원한 하늘이 있어 다른 거 안 봐도 몬테알반 자체는 보람차다. 오악사카 고산지대가 그대로 느껴지는 멋진 풍경을 놓치기는 아깝다.
몬테알반 사포텍 문명의 유적
◆ 데낄라의 어머니 메스칼
오악사카는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멕시코식 춘장이라 할 수 있는 몰레(초콜릿과 고춧가루를 섞어 만듦), 치즈, 메뚜기요리가 유명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기념품은 단연 메스칼이다. 메스칼은 술이다. 그런데 멕시코하면 데낄라가 유명하지 않던가. 사실 데낄라와 메스칼은 태생이 같다. 용설란 아가베로 만드는 증류주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데낄라는 이 증류주를 처음 만든 지역 이름이다. 이제 데낄라는 하나의 상표이자 카테고리가 됐다. 데낄라는 재료 선택의 폭도 좁다. 용설란 중에서 블루아가베만 사용하고 공장에서 기계를 써서 발효하는 등 현대적인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멕시코의 데킬라
반면 메스칼은 여러 종류의 아가베를 사용한다. 이것을 4등분해 장작불에 굽고, 6일간 발효시키고 자연증류 하는 등 전통방식을 사용한다. 메스칼의 제조방식이 다소 터프하다 보니 가끔 자연스러운 침전물이 눈에 보인다. 애벌레나 전갈 같은 것들이 용설란 뿌리에 살고 있다가 술을 만들 때 같이 들어온 것이다. 애벌레는 독특한 향을 가진다고 하는데, 이런 ‘실수 아닌 실수’가 하나의 유니크한 특징으로 자리잡아 관광객은 ‘애벌레 들어간 술’을 찾곤 한다. 시장에 가면 지역 사람들이 사가는 메스칼보다 예쁜 병에 담겨진 여행 기념품에는 애벌레 한마리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애벌레가 들어있는 메스칼
[여행 정보]
한국에서 멕시코 오악사카 가는 법
한국에서 멕시코 가는 직항 비행기는 없으며 주로 LA나 캐나다를 경유해 멕시코시티로 간다.
멕시코 시티에는 오악사카로 가는 항공과 관광버스가 있다.
항공: 인터제트, 멕시코항공, 볼라리스항공 등 매일 7편 이상 운항. 비행시간 1시간 10분.
버스여행: 멕시코의 퍼스트클래스 버스는 여행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인기다. 멕시코시티에서 오악사카 까지는 6시간 반이 걸리며 ADO 버스가 대표적이다.
에어멕시코 항공: http://aeromexico.com
인터제트 항공: http://www.interjet.com
환율: 1페소 = 67.57원
Visit Mexico
http://www.visitmexico.com
오악사카에서 몬테알반 여행상품
투어 요금: 33달러
여행사: VIATOR http://www.viator.com/
오악사카에서 몬테알반 가기
버스 요금(왕복): 55페소
택시 요금(왕복): 약 100페소
몬테알반 입장료(박물관 입장 포함): 64페소
● 숙박
La Betulia Bed and Breakfast Oaxaca: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오악사카 숙소로 친절한 주인과 맛있는 멕시코식 아침 식사로 여행자들에게 최고 평점을 얻고 있다. 오악사카에서 유명한 요리교실 셰프가 이곳의 음식을 책임진다.
http://www.labetulia.com
Casa Oaxaca: 멕시코 특유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하얀 벽과 깔끔한 숙소, 작은 수영장을 갖췄다. 소칼로 광장과 가까워 여행하기 좋은 위치고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www.casaoaxaca.com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