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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달러 가치가 투기세력의 강한 하락 베팅으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홍콩달러는 오전 거래에서 한때 미국달러 당 7.8293 홍콩달러까지 급등(가치 하락)했다. 2007년 8월 고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충격이 감지됐던 때다.

홍콩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페그제 변동범위 상한선인 7.85 홍콩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홍콩은 1983년 이후 미국 달러에 환율을 고정하는 페그제를 운영한다. 환율은 미 달러당 7.8 홍콩달러로 묶여져 있는데 7.75~7.85 홍콩달러 사이에서만 움직이도록 제한된다.


일부 투기세력들이 홍콩달러에 약세 베팅을 하는 이유는 홍콩달러가 위안화의 대용통화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환경에서 홍콩달러의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위안/달러 급등에 이어 홍콩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따라서 투기자금들이 달러화 강세와 이머징 경기둔화를 바탕으로 취약한 통화에 대한 투기공격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홍콩달러에 대한 강력한 매도공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홍콩증시 항셍지수도 이날 3.8% 급락하며 2012년 6월 이후 3년 반만에 최저로 주저앉았다. 중국경제 둔화와 유가 급락세에 더해 홍콩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까지 증폭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