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머니위크DB
최근 외국인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거래가 많고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률마저 이끄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도 아직 외국인 맞춤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수요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형국이다.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수는 지난해 기준 174만1910명으로 대전 인구(153만1809명)보다 많은 숫자다.
우선 서울을 살펴보면 방배동 서래마을에 외국인 거주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 1985년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학교가 반포동으로 이전, 프랑스인 가족들이 학교 주변으로 이동한 영향이다. 이후에는 국내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프랑스 마을로 변모했다.

외국계 기업과 영어학원들이 밀집한 강남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한다. 여러 나라의 대사관이 있어 전통적 외국인 주거지였던 용산도 마찬가지다. 경기에서는 미군 부대가 이전 중인 평택, 지방에서는 부산을 비롯한 경남 거제시 등도 상당수 외국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외국인이 상주할 수 있는 주거공간의 필요성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임대시장이 활성화 되는데 최근에는 매매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재외교포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땅 '사자세'도 거세다.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외국인 토지 취득 누계현황은 1만9745건(1904만만8000㎡)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5636건(368만8000㎡), 서울 5323건(32만4000㎡), 제주 1703건(441만1000㎡), 인천 1317건(17만5000㎡), 부산 947건(8만7000㎡), 충남 855건(108만7000㎡), 강원 737건(149만9000㎡), 경북 661건(379만5000㎡) 등의 순이었다.

가장 거래가 많았던 경기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성남 분당구 434건(4만1000㎡) 평택 387건(14만2000㎡), 화성 278건(6만5000㎡), 안산시 단원구 267건(2만2000㎡), 부천 원미구 245건(6000㎡)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496건(2만3000㎡), 마포구 404건(2만2000㎡), 용산구 362건(1만9000㎡), 강서구 334건(7만2000㎡), 영등포구 310건(1만4000㎡), 구로구 289건(1만1000㎡), 서대문구 265건(15000㎡) 등의 순이었다.

해당 지역의 가격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안산시 단원구(부동산114 집계)는 9%나 올라 경기 매맷값 상승률 평균치(5.52%)의 2배에 육박했다. 서울도 강서구(8.2%), 강남구(7.5%)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평균치(5.58%)를 웃돌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국제화 시대를 맞았다"면서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매우 초보적인 단계로 일부 자치단체에서 영어강좌를 제공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정부에선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가 날로 늘어나는 만큼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업계에서도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설계의 다변화와 서비스 질 향상,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