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최근 두 종류의 국보급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립한글박물관은 다양한 한글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 수집 범위는 전통적인 한글 고문서·고서로부터 한글 워드프로세서, 타자기, 글꼴, 음반, 대본, 교과서, 광고 자료 등 근현대 한글 자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에 개관한 지 1년 4개월 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수집한 자료는 3만여 점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최근 중요 자료로 그동안 “박순호 소장본”으로 알려져 있던 필사본 한글 고소설류를 수집했다. (※필사본은 손으로 직접 쓴 책이라는 뜻으로, 판본이나 인쇄본에 대응되는 용어이다.)

박순호(원광대 명예교수) 교수는 대학 재학 때부터 틈틈이 고소설을 수집하였고,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가장 많은 한글 필사본 소장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한글 고소설은 무려 2,000여 점이 넘는다. 수집 자료 중에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소설뿐만 아니라, 조선후기 한글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여러 점 포함되어 있다.

한글의 보고를 채운 두 번째 자료는, 덕온공주 후손가의 왕실 한글 자료이다.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는 조선 제23대 순조 임금의 넷째 딸로 조선왕조의 마지막 공주로 알려져 있다. 덕온공주 후손가의 왕실 한글 자료는 200여 점이 넘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덕온공주가 시집가며 가져갔던 왕실 한글 자료이다. 그중에는 덕온공주의 친필 자료로부터 내관이나 사자관이 쓴 소설, 혼수품 물목까지 다양하다. 또한 순원왕후(순조 비), 신정왕후(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왕후(고종 비) 등 순조 이후 조선왕실의 왕비가 쓴 한글 편지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나아가서 조선 궁체의 최고 명필로 알려져 있는 서기 이씨(1826∼?)의 한글 편지까지 포함하고 있다.

덕온공주 후손가의 왕실 한글 자료는 조선후기 왕실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며, 조선후기 유행했던 궁체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더할 수 없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들 주요 자료에 대한 고화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정리가 되는 대로 특별전시회, 학술대회, 연구서 발간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여 한글과 한글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지제공=국립한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