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사망자 4명 중 1명이 4세 이하 영유아로 밝혀졌다. 가습기 살균제는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를 유발, 폐 손상을 일으켜 5년 전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이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된 374명의 임상 증상과 가습기 살충제 사용기간 등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설치한 폐손상조사위원회 역학조사 결과로 미국흉부학회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망자로 판정된 사람은 모두 68명이었다. 이 중 확실 50명, 가능성 높음 12명, 가능성 있음은 6명이었다. 0∼4세는 1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3.5%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자아이 42%, 여자아이는 70%에 달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일으킨 것이 확실하다고 판정받은 117명을 연령별로 분류한 결과, 0∼4세가 60명(51.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20세 이상 43명, 5∼20세 14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6명으로 남성 51명에 비해 15명 많았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피해자 중 일주일 내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하루에 11시간 이상 쓴 사람이 많았다"며 "단기간이라도 집중적으로 쓴 경우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의 첫 노출이 4세 이전이거나 살균제 공기 중 농도가 1세제곱미터(㎥)당 800마이크로그램(㎍) 이상일 때 사망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지난 1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3차 접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