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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개월째 현 수준(연 1.5%)을 유지하고 있는데 예금금리는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퇴직연금정기예금 및 Wise퇴직연금정기예금의 1년 기본금리를 연 1.05%에서 0.85%로 인하했다. 1000만원을 은행에 넣어도 되돌려받는 이자가 10만원도 채 안되는 셈이다. BNK부산은행 '메리트정기예금(연 1.10%), JB광주은행 '플러스다모예금(연 1.15%), JB전북은행 정기예금(연 1.15%) 1년 이자도 세금을 제외하면 금리가 사실상 0%대다.

6개월짜리 정기예금은 1%대 상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JB전북은행의 6개월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0.8%다. 부산은행 '메리트정기예금' 역시 연 0.90%로 연 1%가 채 안된다. 만약 세후이자로 계산하면 금리는 더 쪼그라든다.

상대적으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도 상황이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아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0%로, 이자에 대한 세금을 제외할 경우 실제 금리는 연 0.93%다. JT친애저축은행 정기예금(세후금리 연 1.10%), 국제저축은행(세후금리 연1.10%) 등도 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예금금리가 내려간 이유는 금융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금리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은행채 금리에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얹어 산출한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고 시장금리가 내리면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채권투자자들이 최근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면서 시장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1.7%대 초반이었던 은행채(AAA등급) 1년물 금리는 7일 1.552%까지 내려앉았고 1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1.5%)보다 낮은 1.4%대다.

저축은행의 경우 신규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고객 예금을 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고금리로 고객을 유인할 필요가 없어진 셈.

이에 따라 이자로 먹고 사는 예금투자자들은 울상이다. 돈을 맡겨봐야 챙길 수 있는 수익이 적다 보니 비용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영업점에서 금리 0.1%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이 늘었다"며 "과거엔 고객이 예치한 규모에 따라 이자를 더 얹어주곤 했는데 지금은 지점장 전결금리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본사에서 예·적금 유치금액에 따라 해당 지점에 가산점을 부여했는데 지금은 이 제도가 사라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달라진 풍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