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임팔라 /사진=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프리미엄 세단 '임팔라'의 국내 생산은 애당초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한국지엠이 국내 생산 여부를 검토하다 임팔라를 기존처럼 수입해 판매하겠다고 밝히자 노조는 예견된 결정이라면서도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8월 임팔라 출시 당시부터 최근까지 줄곧 “임팔라 국내생산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밝혀왔다. 당초 “1만~2만대쯤 돼야 국내생산을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올해 초부턴 “3만대 이상 팔려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고, 결국 이날 “수입·판매방식을 이어가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경쟁모델이 많은 임팔라는 출시 전부터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차였다”면서 ”그동안 내놓는 대형세단들의 판매부진으로 회사 안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GM은 그동안 임팔라를 우리나라에서 팔기 위해 꽤 공을 들였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한국지엠의 요구를 받아들여 뒷좌석 편의장비 등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옵션들을 집어넣으면서도 미국 현지 가격보다 낮게 책정하기 위해 불필요한 일부 기능을 빼기도 했다. 미국형이 아닌 한국형 모델로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GM 본사에선 처음부터 한국생산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며 “미국 노조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산물량을 한국으로 옮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팔라가 우리나라에서 10만대쯤 팔리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GM본사와 한국지엠은 애초부터 생산라인을 갖춰 부담을 떠안은 채로 시장에 접근하기보다 일부 물량을 해외에서 들여와 파는 편이 낫다고 본 것이다. 그동안 국내 노조와의 갈등과 회사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자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국지엠 노사는 임단협 21차 교섭 중 임팔라의 국내생산을 위해 노사가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미래발전전략’에 합의했다. 따라서 이날 회사의 발표에 대해 노조는 심경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현재 부평2공장은 지난해 3분기 알페온이 단종되며 생산라인이 줄어든 상태여서 임팔라 수입 결정으로 노사문제가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2년간 무분규로 회사에 충분히 협조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국내생산 포기였다"면서 "이제는 우리 길을 걸을 것"이라고 회사에 경고했다.
한편 임팔라는 글로벌 누적판매 1600만대의 쉐보레 브랜드 대표 세단이다. 58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 회사의 베스트셀링카이자 아이코닉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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