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광고가 변신을 시도 중이다. TV광고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캐릭터, 웹툰, 극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에게 긍정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
스타일도 변했다. 그동안 영상이 보수적이고 딱딱했다면 이제는 감동과 편안함, 친근함으로 다가간다. 모델도 다양해졌다. 스타급 배우는 물론 국가대표 선수, 일반시민까지 은행 광고모델로 등장한다. 다만 연예인의 경우 특정 연령층이 좋아하는 배우보다는 대중이 좋아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발탁한다.
은행은 고객의 신뢰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모든 연령층이 고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델을 선정할 때 모든 연령층이 좋아하고 자기관리가 철저하며 도박·연애 등 구설수에 오르지 않은 인물을 선호한다. 최근 국민 MC 유재석이 은행모델로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광고는 공익적 이미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모델을 선정한다”며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모든 연령층이 좋아하는 인물을 뽑는다”고 설명했다.
◆진한 감동으로 입소문 확산
현재 광고부문에서 핫이슈를 몰고 다니는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바이럴광고로 네티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근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동계스포츠인 봅슬레이·스켈레톤 종목의 원윤종·서영우·윤성빈 선수의 바이럴 영상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상은 세 선수가 비인기 종목이 겪는 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을 거머쥘 때까지의 순탄치 않은 과정을 담았다. 값비싼 썰매를 구할 수 없어 외국팀이 쓰다 버린 썰매를 타고, 연습할 곳이 없어 아스팔트에서 훈련을 하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모습을 담았다. 이들의 노력은 월드컵과 세계대회를 거치며 많은 메달을 거머쥐었고 결국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성과를 이뤘다. 이 영상은 공개된 지 약 한 달만에 500만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하늘 같은 든든함, 아버지’ 광고를 공개해 네티즌에게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이 영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아버지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반 국민이 참여한 잔잔한 스토리로 보여줬다. 네티즌 사이에선 빠르게 입소문이 퍼져 공개된지 23일 만에 1000만뷰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배우 손현주를 주연으로 한 추리극 형태의 ‘소셜무비’라는 독특한 장르의 홍보영상 ‘더 콜’(The Call) 광고에 이어 ‘네시삼십’(四時三十) 광고를 내보내는 중이다. 은행권에서 소셜무비 형태의 영상을 제작한 것은 SC제일은행이 처음이다.
광고를 방영하는 공간도 이동했다. 은행들이 그동안 TV광고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극장비중을 조금씩 높이는 추세다. 극장은 광고를 비교적 길게 할 수 있고 고객이 마음대로 채널을 돌릴 수도 없어 효과적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여기에 TV광고에 비해 광고비가 비교적 저렴한 것도 한몫한다.
/사진제공=우리은행
◆귀여운 캐릭터모델 개발 ‘붐’
톱스타 모델 대신 캐릭터를 이용하는 은행들도 최근 부쩍 늘었다. 귀여운 캐릭터로 쉽게 고객에게 다가가고 덩달아 금융상품도 홍보할 수 있어서다. 은행의 이미지광고에도 효과적이란 평가다.
우리은행은 귀여운 꿀벌을 형상화한 위비 캐릭터로 고객의 마음을 빼앗았다. 위비 캐릭터뿐만 아니라 친구(프렌즈), 위비 가족(패밀리) 캐릭터도 잇달아 선보였다. 위비는 어려움에 부딪힌 친구들에게 누구보다 먼저 도움을 주는 파란 꿀벌 캐릭터다. 위비가 우리은행을 뜻한다면 위비의 친구들은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다양한 고객을 의미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고객의 관계처럼 위비 프렌즈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3월 그룹 차원에서 대표 캐릭터 ‘별비와 깨비’를 만들어 무료 이모티콘을 배포한 바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가 청색벌이라면 깨비는 노란벌이다.
IBK기업은행은 로봇 ‘기은센’ 캐릭터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로봇캐릭터는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금융과 핀테크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기평생(할아버지), 기운찬(아버지), 기희망(아들), 기미래(딸)로 구성된 가족 캐릭터는 평생 고객화를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모델 김수현과 함께 애니메이션 캐릭터 ‘별돌이와 별송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나은행은 1991년부터 별돌이를 고유 캐릭터로 사용해왔다.
지방은행들도 캐릭터 개발에 적극적이다. DGB대구은행 모바일뱅크 ‘아이엠(M)뱅크’의 캐릭터는 ‘똑디’와 ‘단디’, ‘우디’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이엠뱅크 캐릭터로 파랑새와 꿈나무 우디를 선택했다. 파랑새는 단디와 똑디로 구성했다. 단디는 대구 사투리 “단디해라”를 딴 것으로 고객을 꼼꼼하게 잘 챙기라는 뜻을 담았다.
이 외에 BNK부산은행도 모바일뱅크 ‘썸(SUM)뱅크’ 출시를 앞두고 캐릭터 작업을 진행 중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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