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와 주요 건설사들은 2분기 철근 기준가격 협상에서 전 분기 대비 6만원 오른 톤당 58만5000원에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DB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이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인상하며 자동차, 조선용 철강재 가격 인상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1분기 매출 감소로 불황형 흑자 기조를 보인 만큼 기준가격 인상으로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로를 보유한 국내 철강사와 주요 건설사들은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전 분기 대비 6만원 오른 톤당 58만5000원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2014년부터 이뤄진 철강사와 건설사의 분기단위 가격 협상 이후 첫 인상이다.
건설사들은 3월 말부터 시작된 2분기 철근가격 협상에서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철강사들은 최근 철근 원자재인 철스크랩 가격 폭등과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철근 가격이 오른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특히 당초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던 건설사들은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자 동결로 입장을 바꿨지만 철강사들은 처음부터 주장한 톤당 6만원 인상을 밀어부쳤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번 철근 기준가격 인상으로 자동차, 조선 등 여타 철강재 공급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의 경우 지난해 11월 톤당 6만~8만원 인하됐고 올 1분기에도 같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장 2분기 공급가격 인상은 어렵겠지만 오른 원자재 가격을 감안하면 하반기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진행 중인 조선용 후판은 최근 수주가뭄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된 조선사들의 저항을 받고 있다. 주요 조선사들은 톤당 3만원 수준의 인하를 요구한 반면 철강업체들은 톤당 4만원 인상을 고수 중이다.
현재 상황은 철강업체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밀려 사실상 가격 인상을 저지 받았다.
하지만 1분기부터 중국산 철강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중국 업체들이 현지 우선 공급을 이유로 한국 수출을 일시 중단해 공급 물량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포스코 마저 설비 개보수로 이달 후판 생산량을 줄여 국내 시장은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급냉각 됐다.
이에 따라 과거 공급과잉 구조에서 수요업체가 쥐고 있던 가격협상 주도권은 다시 철강사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세계 철강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모든 철강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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