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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이르면 오는 7월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한다. 그동안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중금리 대출시장을 주도했는데 이제는 주도권이 제1금융권으로 넘어올 기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오는 7월 연 10%대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금리는 연 10~15% 수준이며 대출한도는 2000만원, 상환기간은 5년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용등급 4~7등급 중신용자들도 기존보다 비교적 저렴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신용자들은 약 2052만명에 달한다.

당초 시중은행들은 오는 9월 이후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SGI서울보증이 보증연계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모형 개발을 완료하면서 출시 일정이 두달가량 빨라졌다.


시중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금리 양극화 해소 등 중신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 급격히 높아지는 가계대출을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의도도 깔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 규모는 650조원에 달한다. 전월보다 5조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금융소비자 대다수가 당장 빚을 갚지 못한 상황인 만큼 이자라도 줄여 전체 가계대출 규모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다. 시중은행 중금리 대출상품이 출시되면 금융소비자 사이에서 제2금융권 이탈자가 대거 늘어날 수 있다. 이른바 탈저축은행 현상이다. 현재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선 신용대출을 연 10%대 후반에서 20%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자를 낮추는 것은 환영하지만 탈저축은행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출시 일정이 예상보다 빨라져 내부적으로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리스크가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을 (제1금융권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현수준의 금리를 더 낮추거나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