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본관. /사진=수협은행
수협은행이 12월 새로운 은행으로 출범한다. 또 하나의 특수은행이 등장을 예고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서 분리하는 수협법이 통과되면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할 준비에 착수했다. 6월 중 '미래창조실'(가칭)을 신설해 수협법 통과의 후속조치로 시행령·정관 등 앞으로 수협은행의 지배구조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수협은행의 출범을 위한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함으로써 '100년 수협은행'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여신포트폴리오 다변화, 소매 중심의 예수금 조달구조 개선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대응한 스마트금융 역량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양수산금융과 기반고객 저변의 지속 확대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지난 2013년 '더 나은 미래를 함께 하는 해양수산 대표은행'을 수립·선포하고 어업인을 위해 시중은행 수준의 건전성을 갖추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연초에 설정한 목표치인 770억원을 초과달성했고 올해는 당기순이익 860억원, 총자산 27조원을 목표로 삼았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어민과 수산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특수은행을 넘어 중견은행으로서 모든 국민이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확충 관건, 예대마진 한계봉착 해결법은?

앞으로 수협은행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자본금 확충이다. 수협은행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약 2조원의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수협은행은 은행업이 적용돼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


바젤Ⅲ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금융기관이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보통주 자본비율은 4.5% 이상, 기본자본비율은 6%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수협은행은 현재 바젤Ⅱ를 적용받아 BIS자기자본비율이 12.1%다. 바젤Ⅲ에서도 12.1%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본금 2조원이 필요하다.

수협은행은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은행의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받은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 상환의무를 수협중앙회로 돌려 자본화하고 나머지 9000여억원은 정부로부터 이차보존 등으로 5500억원, 수협중앙회에서 350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사업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할 의무가 사라진다. 단, 예보와 경영이행약정(MOU)을 체결해야 하므로 채용, 마케팅 등 영업과 직결되는 부분에선 자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사업구조개편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짓고 수협은행의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자본확충과 전산망 분리작업,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건전성이 높은 은행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예대마진 한계에 봉착한 은행의 영업환경도 이겨내야 할 과제다. 은행들은 저금리 여파로 예대마진이 줄면서 지난 1분기 역대 최저치의 순이자마진(NIM) 1.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0.08%포인트, 지난해 4분기에 비해 0.02% 하락한 것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또 무풍지대로 여겼던 은행업에 새로운 경쟁기업인 핀테크업체가 대거 등장하면서 이들과의 경쟁영업도 벌여야 한다. 지난해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은 하반기 출범할 예정이며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ICT기업들은 모바일결제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은 그동안 바젤Ⅲ의 도입이 미뤄지는 등 특혜를 받았다"며 "시중은행과 ICT기업들의 영업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려면 경쟁력이 높은 비즈니스 플랜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