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시장이 실망했다. 비둘기인 줄 알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중국도 경기지표가 다시 둔화돼 연초 경기진작 효과가 단발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이라도 당장 팔고 떠나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하지만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연준 금리인상 우려로 급락세가 나타났던 지난 1월과 성격이 다르다는 데 주목한다.
◆낙관론, 역사상 최바닥권

전미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서베이 지표로만 보면 현재 시장 참여자들의 낙관론은 역사상 최바닥권이다. AAII 강세장 예상 답변(4주 이동평균 기준)이 25%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1997년 이후 8번 정도 있었는데 ▲1998년 9월 아시아 외환위기 ▲2005년 4월 중국의 긴축 발언 ▲2003년 2월 이라크전 발발 ▲2008년 1월 베어스턴스 파산 ▲2009년 3월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2013년 4월 버냉키의 테이퍼링 발언 ▲올해 1월 미국 금리인상 우려 ▲그리고 지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5월 셋째주 AAII 서베이에서 거의 절반(47%)에 가까운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시장방향을 잘 모르겠다, 중립(Neutral)'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스케줄에 대한 불확실성, 중국경기 향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 장세 판단이 어렵다고 느낀다는 뜻이다.

또 부정적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중립 기조를 지키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위든 아래든 생각보다 큰 폭의 스윙(swing)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며 "하반기는 큰 폭의 강세장(추격 매수, 숏 커버링)이 전개될 수도 있고 대대적인 약세장(패닉 셀링, 추격 매도)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는 조정 아닌, 사는 조정

코스피지수가 지난 3월 밴드 하단인 1960선을 하회했다. 예상보다 조정폭이 확대됐지만 이번 조정은 1월과는 성격이 다르다. JP모건 EMBI 스프레드, HY 스프레드 등 리스크 지표가 모두 안정적이다.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특히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재차 약세 반전했다. 신흥국 하이일드 채권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JP모건 EMBI+스프레드와 BoA 메릴린치 미국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도 큰 움직임이 없이 유지된다.

이는 연준의 매파적(hawkish) 발언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예상보다 안정됐다는 의미다. 올해 4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하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연준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박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달러화 추가 강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지난 1월과 같은 Sell-off(대량 매각) 재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조정은 파는 조정(Sell in May)이 아니라 사는 조정(Buy the dip)'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