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마지막 고개를 남겨뒀다 /사진=임한별 기자

현대상선이 사채권자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 업계에선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현대상선은 5월31일과 6월1일 이틀간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총 5회의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는 올해와 내년 만기 도래하는 모든 공모사채가 대상이었으며, 현대상선은 총 8042억원의 공모사채에 대해 출자전환과 만기 5년 연장을 추진해왔다.

1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에 3회(177-2회차 2400억원, 179-2회차 600억원, 180회차 3300억원), 1일엔 2회(176-2회차 1200억원, 186회차 542억원)를 각각 개최했다.


현대상선 사채권자 회의 /사진=임한별 기자

특히 이번 집회 중 개인투자자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진 186회차와 3월17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부결됐던 176-2회차에 관심이 집중됐다. 난항이 예상된 당초 전망과 달리 현대상선은 참석금액의 2/3 이상, 총 채권액의 1/3 이상 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집회에서 투자자들에게 50% 이상 출자전환, 2년 유예 ․ 3년 분할상환 5년 만기 조건의 채무조정안을 내놨다. 또 출자전환 주식을 신주 상장 직후에 매도할 수 있는데다 용선료 협상도 의미있는 진전이 있다는 회사측 설명에 투자자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지난달 24일 채무조정안을 의결함으로써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상선이 자산매각과 사채권자 집회에 성공했고, 용선료 협상도 상당한 진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용선료 협상과 해운동맹 가입이다.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면 정부의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부채비율 400% 이하를 충족시키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어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어려운 결정을 해준 점에 감사한다”면서 “남은 용선료 협상 마무리와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