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자료사진=뉴시스

현대상선은 오늘(1일) 비협약채권 투자자들로부터 만기연장과 출자전환에 동의를 얻어냄에 따라 내년 4월 출범하는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이미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 과반수로부터 가입에 동의를 받고, 금융·해운 당국도 현대상선의 가입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국적해운사인 한진해운의 입장이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늘(1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사 가운데 현대상선이 속한 기존 얼라이언스 'G6' 소속 하팍로이드와 NYK, MOL 등 3개 업체가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해운동맹 가입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밝혔다. 또 기존 해운동맹 'CKYHE'에 속해있다가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는 해운사 3곳 가운데 양밍이 구두로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한진해운, K-라인은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동맹 가입은 회원사가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현대상선의 가입은 좌절된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들은 다른 거대 해운 동맹인 '2M', 디 오션'과 점유율 경쟁을 해야 한다. 따라서 법정관리나 파산 가능성이 없는 이상 현대상선을 새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상선과 함께 조건부로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경우 내부 절차를 이유로 들어 동의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가입은 회원사들의 협의를 통해 결론이 나는데, 아직 협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개별 회원사의 의견을 밝히지 못하기 때문에 찬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채권단 출자전환을 거쳐 KDB산업은행 자회사가 될 경우 합병 논의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의 동맹 가입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합병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과 함께 해운동맹 가입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한진해운에 동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한진해운이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