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이 위조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사진=뉴시스
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이 진품이 아니라는 감정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오늘(2일) 이우환 작가의 위작으로 추정됐던 작품들이 국제미술과학연구소, 국과수 등의 감정 결과 진품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작가 측에서는 작가 감정 이전에 결과가 발표된 데 유감을 표하면서 직접 작품을 살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위작으로 의심돼 압수된 일반인 구매 4점, 유통·판매책 보관 8점, 경매 의뢰 1점 등 모두 13점에 대한 감정을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과학 감정 결과 압수된 그림들이 모조품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유명 미술관에 전시·보관된 이 화백의 진품 6점과 압수품 13점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위조품의 경우 물감성분과 화법이 개별 작품마다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과수는 "1973년부터 1980년에 걸쳐 제작된 기준 감정물의 물감이 서로 유사하고 캔버스의 제작 기법이 동일한 패턴을 따르고 있으나 증거물에서는 기준 감정물과 유사한 작품이 없다"고 위작 판정 근거를 밝혔다. 국과수 조사에 따르면 이 작가의 진품과 위작 사이에는 물감 등에 사용된 원소 비중이 달랐다. 진품에는 납과 아연 성분이 2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국제미술과학연구소와 민간 감정위원회, 한국미술감평원도 압수된 그림 모두 위작으로 판정했다. 이들 기관의 안목 감정 결과에 따르면 위조작품들에 인위적인 덧칠 흔적이 있었다. 또 제작 시기가 서로 다른 질료가 함께 쓰였고 작품 표면의 질감과 화면의 구도, 점과 선의 방향성 등이 이 작가의 진품과 달랐다.
앞서 위조 혐의로 구속 중인 위조 총책 현모씨(66)와 같은 혐의로 입건돼 수사 중인 위작 화가 B씨(40)는 지난 2012년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 이 작가의 그림 50여점을 위조해 유통시켰다고 진술했다. 다만 현씨와 B씨는 압수품 13점 가운데 일부만 자신들이 위조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작으로 판명된 일반인 구입 작품 4점은 평균 4억원에 팔렸다. 현씨와 B씨는 위작을 제작하기 위해 온라인과 도록을 통해 이 작가의 화풍을 학습했고 미술관을 직접 방문하면서 화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 작가 측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위작을 직접 감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가 측 변호인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날짜를 잡아 직접 확인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생존 작가가 있으니 그림의 진위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여 달라는 주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우환 작가는 1936년 경남 함안 출생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단색조의 작품들을 선보여 ‘모노하’ 사조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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