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금융시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중국증시 급락 이후 홍콩과 한국 등 아시아증시의 불안감이 커졌다. 일본은 갑작스레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했고 유럽은 은행부실 위험이 부각됐다. 시장에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하반기 증시를 움직일 요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하반기를 앞두고 증시 변화를 체크할 수 있는 5가지 이슈가 부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유럽과 일본의 금리인하 가능성 ▲중국의 구조조정과 성장의 대립 ▲국제유가 전망 ▲국내 수출경기 회복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하반기를 내다본다. 이 5가지 이슈가 증시 변동성을 이끌 주된 요인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6월 금리 변동 가능성 체크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이슈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전망하는 올해 연말 목표금리 수준은 0.75~1.00%로 기존 전망치인 1.25~1.50%보다 0.5%포인트 하향됐다. 현재 미국금리가 0.25~0.50%여서 연준은 올 한해 동안 0.25%포인트씩 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다. 지난달 블룸버그가 주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시장전망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10%에서 30%로 상승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여서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3%,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르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또 주택지표와 물가지표, 산업생산 등도 시장전망치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전월보다 개선됐다. 6월 금리인상 확률이 높아진 이유다.

또 하나의 이슈는 유럽과 일본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다. 유럽과 일본은 이미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했다. 미국이 다음 금리인상을 예정한 상황에서 유럽과 일본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차이는 더 커진다. 따라서 유럽은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유럽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분기에도 부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역시 현재의 금리수준인 마이너스 0.1%가 2017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2017년 2분기에 소비세율 인상이 예정돼 성장충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아직 자산매입 등 양적완화가 종료되지 않았다. 또 언제 종료될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 현재 글로벌경기 상황이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향할 경우 유럽과 일본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구조조정과 성장 ‘동시에’

중국이 구조조정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지도 주요 체크포인트다. 중국은 구조조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 물론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성장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2020년까지 6.5% 달성이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7.0%의 성장보다 0.5%포인트 하향되는 셈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중국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 기간 동안 중국의 경제구조 재편,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은 대외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또 이 과정을 거치며 단기적으로는 성장둔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성장 하강압력을 완충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지속적으로 정책 미세조정을 시행해 경기 경착륙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과열 우려 역시 중국정부의 정책지시, 행정지도 등의 미세조정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1선 도시는 가격억제정책을, 2~3선 도시는 신규개발 투자를 유도한다. 이처럼 정부의 미세조정이 수월하게 추진되면 중국경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6%대 후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와 국내 수출경기 ‘주목’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상승세를 이어갈지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국제유가가 하반기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WTI 유가전망에 따르면 2분기에는 배럴당 평균 41.6달러, 하반기에는 42~44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2분기 평균이 배럴당 44달러 수준이었고 하반기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 WTI 유가는 44~47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WTI 유가에 대한 블룸버그 시장전망치에 따르면 WTI 선도가격이 2분기 45.3달러, 하반기 49~50달러로 예상됐다. 평균 유가는 2분기 40달러에서 하반기 43~47달러로 전망됐다. 이처럼 최근 EIA의 유가전망, 블룸버그 시장전망치로 집계한 유가 전망을 비교하면 결과적으로 하반기 국제유가가 상반기보다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마지막 이슈는 국내수출경기 회복 여부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은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가 더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3.4%로 상향했다. 지난해 3.1%보다 0.3%포인트 올렸다. 이는 선진국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신흥국 성장률도 지난해보다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IMF뿐만 아니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월드뱅크(World Bank) 등도 올해 전세계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높게 내다봤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회복을 예측해도 불확실성 요인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연초에 전망했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며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향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그럼에도 우선 국내 수출환경을 예상하기 위해 주요 기관의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필요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