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산유량 한도 합의 실패.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산유량 한도 합의에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OPEC의 증산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 총회에서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신임 석유장관은 원유시장의 재균형을 강조하면서도 생산을 제한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최근 돋보인 유가 반등세와 공급난이 회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등 저유가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이 유가를 떠받칠 대책을 요구했다. 산유량 한도를 새로 정하자는 논의가 뒤따랐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 초 배럴당 20달러 대에서 80%가량 반등해 최근 50달러 선을 넘나들었다. 국제유가 급락세가 시작되기 전인 2014년 중반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웃돌았던 데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의 반등세로 OPEC이 산유량 제한에 나설 만큼의 시급성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원유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저유가로 석유업계의 투자에 제동이 걸린 게 공급난 우려를 부추겼다.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에너지는 석유업계의 원유생산과 관련한 투자가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는 투자 규모가 전년의 25%인 1260억달러 줄었는데 올해도 20%가량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OPEC이 다시 글로벌 원유시장의 전면에 부상해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이란이 주도하는 OPEC의 증산 경쟁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OPEC의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등에 힘입어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도 배럴당 49.17달러로 0.16달러 뛰었다. 또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32달러 오른 배럴당 50.04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5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3일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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