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하루에 최소 8시간, 많게는 12시간 넘게 회사에서 상사·동료·후배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을 한다. 그 안에서 일은 열심히 하지만 실속 없는 직장인, 시간과 열정은 내 몫인데 공은 몽땅 동료에게 빼앗기는 직장인, 눈치 없는 말실수·행동실수가 잦은 직장인, 보고서를 쓰라고 했더니 일기를 써놓는 직장인, 자기 말만 하려고 덤비다 왕따 당하는 직장인 등 참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당신은 어떤 타입인가. 회사생활 잘 하려고 의욕이 넘쳐서 한 말과 행동인데 회사 사람들은 왜 나만 미워하고 아니꼽게 볼까. 머리를 쥐어뜯고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있지 않은가. 혹시 그렇다면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회사의 언어'다.
'현실 속 에이스'들은 '회사의 언어'에 능통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냐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기업에서 소통이라는 말처럼 남용되는 단어도 없다. '소통의 리더십', '소통지수' 같은 말은 구태의연하게 들린다.
저자가 말하는 '회사의 언어'는 업무와 사람을 대하는 자질과 태도를 뜻한다. '회사의 언어'는 업무 하나에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걸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업무를 동료와 상사의 시각, 더 넓게는 회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언어다.
예컨대 박 대리의 횡설수설과 이 부장의 독설을 묵묵히 듣다가도 핵심을 짚어내는 한마디로 업무를 뚜벅뚜벅 전진시키는 사람이 '회사의 언어'를 잘 쓰는 에이스다. 상대를 신속히 핵심으로 이끄는 이메일을 쓸 줄 아는 사람, 수십장의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한장으로 요약해 정신 없이 바쁜 상사에게 내밀 줄 아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센스 있게 듣고 제대로 표현해 나와 조직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회사의 언어’가 목표하는 바다.
책은 직장생활을 하는 독자라면 겪었을 법한 순간을 생생하게 재생한다. 10년 경력의 기자 출신인 저자는 또 다른 의미 있는 일을 찾아 2013년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HR Communication'을 담당했고 현재는 한 기업에서 브랜드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과장으로 시작해 차장·부장을 압축적으로 경험했고 그 사이 한 번의 이직까지 하며 다양한 층위의 '내부자의 시선'을 장착했다.
급여를 받고 노동을 제공하는 '우리'가 일하고 관계 맺고 좌절하고 성취하는 진짜 이야기들이 이 책 <회사의 언어>에 담겨있다. 경제·경영 분야를 취재했던 경험에 전문 저널과 관련 서적을 빠짐없이 탐독해 책이 가벼운 콩트나 처세서로 읽히지 않도록 풀어냈다. 내일부터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정시 퇴근하는 직장인에 한 걸음 다가가보는 것은 어떨까.
김남인 지음·어크로스 펴냄·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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