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또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23이다. 1부터 45까지 모두 45개의 표본숫자로 이뤄진 상품이지만 23은 표본숫자이면서 또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바로 ‘경계수’(중심값)다.
필자는 로또를 우주의 구성원리인 원으로 본다. 따라서 한국로또는 1부터 45까지 양의 정수가 만든 하나의 살아있는 세계와 같다. 다만 이 세계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어떻게 분석하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3은 한국로또가 만든 세상의 중심값에 해당된다. 1부터 22, 24부터 45까지는 서로 쌍을 이루며 일치한다. 즉 1=45, 2=44, 3=43 식으로 이어가면 최종적으로 22=24다. 결국 23이 중간에 홀로 남는 것이다.
홀로 남은 23은 통계학적으로 보면 중간값이다. 그러나 1=45, 22=24와 같다고 보는 거울수의 개념으로 보면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수다. 따라서 23은 중간값이면서 경계수다. 로또분석에서 거울수를 이용하면 더 다양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경계수 23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숫자다.
다른 나라 로또엔 경계수가 없는 상품도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로또에서 23의 의미가 더 빛난다. 표본숫자가 짝수로 이뤄졌다면 경계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표본숫자가 1~50인 유로밀리언, 1~60인 브라질의 메가세나, 1~90인 이탈리아의 수페르에날은 경계수가 없다. 표본숫자를 둘로 나누면 완벽하게 쌍으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707회까지 각 표본숫자별로 통계를 내보면 1부터 45까지 개별숫자는 평균 109.9회 나왔다. 이 중 가장 많이 나온 숫자는 130번 등장한 27이다. 다음은 129번 나온 1이다. 가장 적게 나온 숫자는 9로 86번밖에 등장하지 않았고 22(89번)가 뒤를 이었다. 경계수인 23은 707×6=4242, 즉 4242개의 표본숫자가 등장할 동안 딱 100번 나왔다. 평균보다 10번가량 덜 나온 셈이다.
한국로또와 상품구성이 같은 호주토요일로또는 어떨까. 한국과 같은 기간인 2002년 12월8일부터 지금까지 707회를 분석한 결과 역시 경계수인 23은 평균보다 10회 이상 덜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토요일로또의 경우 1부터 45까지 단위표본숫자는 이 기간 동안 평균 94.2회 등장했지만 경계수인 23은 81회에 불과했다. 1이 113회로 가장 많았고 44는 겨우 69회 나왔다.
한국로또와 호주로또 모두 경계수인 23이 평균보다 덜 등장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다만 다른 지표를 살펴보면 한국로또 기계가 호주로또 기계보다 훨씬 정교함을 알 수 있다. 로데이터의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23의 또 다른 의미는 소수(나눌 수 없는 수)라는 점이다. 전세계 로또상품을 보면 표본숫자 자체가 소수인 경우도 있다. 일본로또는 표본숫자로 소수인 31과 37, 43을 사용한다. 이 중 37이 표본인 상품을 제외하면 경계수는 소수가 나오지 않는다. 즉 표본31상품(일본미니로또)의 경계수는 16이고 표본43상품(일본로또6)의 경계수는 22다. 표본37상품(일본로또7)의 경우만 경계수가 19로 한국로또와 같이 소수다. 숫자로 이뤄진 세계에서 소수는 특별하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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