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이 차세대 스마트폰 ‘조립’을 시작했다. LG전자가 세계 최초의 모듈타입 스마트폰 G5로 포문을 연 데에서 나아가 구글은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ARA)’의 출시를 예고했고 레노버는 모듈을 부착할 수 있는 ‘모토Z’를 발표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조립하는 DIY 스마트폰, ‘모듈폰’이 부상하고 있다.

◆구글 ‘조립폰의 꿈’


구글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6'을 열고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의 출시시기와 시제품을 공개했다. 공개된 아라 시제품은 풀HD 해상도 5.2인치로 기본 프레임에 슬롯 6개를 장착했다. 구글에 따르면 슬롯에 부착할 수 있는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개발자용 아라폰은 올 하반기에, 일반 소비자를 위한 아라폰은 내년에 출시 예정이다. 


구글이 공개한 스마트폰 '아라'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구글이 이날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아라폰 영상을 보면 후면이 자유자재로 분리된다. 사용자는 6개의 슬롯에 보조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지문인식센서, 스피커를 끼울 수 있다. 끼우는 모듈에는 제한이 없다. 스피커를 동시에 여러개 끼워 사용할 수도 있는 것. 그야말로 사용자의 입맛에 맞춘 DIY(Do it yourself)폰이다. 프레임과 모듈색상도 사용자 취향에 따라 선택가능하다. 다만 디스플레이, 메모리, CPU등은 교체가 불가능하다.
구글은 지난 2012년부터 조립식 스마트폰 개발을 주도했다. 2년 뒤인 2014년 ‘모토로라 사업부’를 중국 IT기업 레노버에 매각할때도 구글은 ‘모토로라 첨단 기술 프로젝트 그룹’과 ‘프로젝트 아라’는 남겨뒀다. 조립폰에 대한 꿈을 남긴 것. 아라는 기본 본체가 50달러(약 5만원), 모듈은 15달러(약 1만7000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발 앞선 모토로라

구글 아라폰의 경쟁 모델은 모토로라의 ‘모토Z’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립폰 개발이 모토로라에서 시작된 만큼 레노버가 한발 앞서 조립폰을 선보이는 것. 레노버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월드 2016'에서 올해 하반기 모토Z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모토Z는 ‘모토 모즈’라는 모듈기기로 완성되는 조립폰이다.


모토 모즈는 JBL 스피커로 음향을 풍부하게 하는 'JBL 사운드 부스트', 최대 70인치 화면을 투사하고 400:1의 명암비 지원, 480p 영상을 재생하는 모바일 프로젝터인 '모토 인스타셰어 프로젝터', 배터리를 최장 22시간 추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파워 팩' 등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초강력 자석으로 부착할 수 있어 간편하다는 점이다. 


구글이 공개한 '아라'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모토Z는 5.2mm 두께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며 여기에 모토 모즈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모토Z는 5.5인치 HD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 4GB 램, 마이크로 SD 슬롯을 탑재했다. 모토Z는 모토 모즈와 공개된 스펙만으로도 아직 꽃피지 않은 모듈폰 시장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이 모듈폰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같다”며 “소비자의 필요에 맞는 모듈기기의 발전으로 새로운 사용자경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