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필터 실험. /사진=환경부 제공

공기청정기 필터, 에어컨 필터 등을 제조·공급하는 다국적기업 3M사가 대량리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20일) 공기청정기, 에어컨 필터에 대한 독성 방출 실험 결과를 공개해 88개 제품에서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필터에서 검출된 OIT는 가습기살균제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유사한 물질로 2014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했다. 실험결과 위해성을 평가하는 '노출한계' 실험에서는 쿠쿠전자 공기청정기와 현대모비스 차량용에어컨 필터가 위해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공기청정기 필터의 경우 쿠쿠 '4in1 HEPA FILTER'의 위해도가 가장 높았다. 이 제품의 한계노출(MOE)은 62로, 한계노출이 100미만이면 위해가 우려된다고 평가한다. 차량용 에어컨 필터로는 현대모비스의 'Mobis Besfits 필터'가 위해가 우려되는 수준인 89로 조사됐다. 이 두 필터 제품은 모두 3M에서 제조한 것이다.


해당 공기청정기, 가정용 에어컨 등을 제조한 기업은 삼성전자(6종), LG전자(17종), 코웨이(21종), 쿠쿠전자(9종), 대유위니아(2종), 프렉코(2종), 청호나이스(1종)다. 차량용 에어컨 필터 제조사는 현대모비스(2종), 두원(1종)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필터명만 공개하고 필터가 쓰인 제품명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해당 필터가 어느 제품에 얼마나 쓰였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환경부는 위해성 여부를 떠나 사전 예방적 조치로서 실험 결과 OIT가 포함된 88개 제품 모두에 대해 제조사에 회수를 권고할 계획이다.

7개사에 OIT가 함유된 필터를 납품한 3M은 환경부에 해당 필터를 자진해 수거할 계획을 이미 전달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추가적으로 3M에 제품 리콜을 권고할 계획이다. 다만 필터 제조사가 3M으로 명확해져 리콜 실시 대상이 복잡해진 상황이 됐다. 환경부와 업계가 가진 공청회에서 일부 기업은 3M 쪽에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웨이 측은 조사결과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발표에서 언급된 21개 모델 중 3개 필터만 국내에서 사용되는데 이 필터들도 OIT 검출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검출실험에서 OIT가 인체에 얼마나 흡입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리콜권고 여부 등을 정할 예정이며, 인체흡입 여부 등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