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본점/사진=머니투데이DB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강등했다.  

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전날(23일) 기업구조조정실과 리스크관리부의 내부회의를 거친 결과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을 요주의로 내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산은은 대우조선의 여신 등급을 내릴 경우 수주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왔다.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여신건전성을 다섯단계로 분류하는데 산은은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으로 경영악화를 막기 위해 여신건전성을 정상으로 높게 평가해왔다.

하지만 대우조선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고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내면서 결국 여신 분류를 요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1조18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은 4000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적자에 유동성위기까지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다. 

산은의 대우조선 신용공여액은 5조원가량이며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이 요주의로 내려가 7%~20%까지,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자문을 거쳐 충당금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곳은 이제 수출입은행이 유일하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대우조선의 여신분류를 강등한 만큼 여신 분류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은은 대우조선에 선수금환급보증(RG) 7조6000억원을 포함해 9조원이 넘는 신용을 내줘 거액의 충당금 부담이 예상된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자산건전성 분류를 재조정할지 확정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을 검토하고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