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시대에 직면한 생명보험업계가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혈안이다. 저마다 특색 있고 차별화된 상품을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기존 종신보험료보다 최대 20% 저렴한 저해지환급형 및 해지미보증형 상품이 생보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종신보험은 고액의 사망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보험료가 비싸다. 이 단점을 보완한 것이 저해지환급형 및 해지미보증형 상품이다. 납입기간 중 해지환급금을 줄인 대신 보험료를 낮춘 것. 오는 10월부터 종신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저해지환급형 및 해지미보증형 상품의 보험료를 비교해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저해지환급형·해지미보증 상품 ‘봇물’
보험료를 낮춘 종신보험은 구조에 따라 ‘저해지환급형’과 ‘해지환급금 미보증형’으로 나뉜다.
저해지환급형 보험은 지난해 7월 ING생명이 가장 먼저 판매했다. ING생명의 저해지환급형 상품인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최근 1년간 약 5만7006건, 초회보험료 누적 106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한화생명, KDB생명, KB생명, PCA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잇따라 비슷한 형태의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을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해지환급금의 최저보증을 없애 보험료를 낮춘 해지미보증형 상품을 내놨다. 두 회사의 상품은 얼핏 보면 저해지환급형 상품과 비슷하지만 ‘보험료를 줄이는 방식’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해당 보험사가 도입한 예정해지율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해 가격을 낮춘 구조인 반면 해지미보증형 상품은 적립금 기준을 공시이율로 적용해 보험료 부담을 덜어낸 것이다.
또 기존 종신보험은 해지환급금을 예정이율로 적립해 최저보증하지만 해지미보증형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책정할 때만 예정이율을 적용하고 이후에는 공시이율만 적용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1.5~1.0%의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된다. 저금리시대에 예정이율보다 낮은 최저보증이율을 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는 그만큼 금리 역마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우선 삼성생명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은 중도해지 시 지급하는 해지환급금의 최저금액 보증 여부에 따라 1종과 2종으로 구분된다. 미보증해지환급금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1종은 중도해지 시 보험료 산출이율로 계산한 최저 해지환급금을 보증하는 대신 별도의 보증수수료를 받는다. 2종은 최저 해지환급금을 보증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교보생명이 판매하는 ‘교보프리미어CI보험’은 중도해지 시 해지환급금을 예정이율로 보증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를 최대 20% 낮춘 상품이다.
◆남성-ING생명, 여성-미래에셋생명 저렴
이 상품들을 40세 남성, 가입금액 1억원, 20년 납입 기준으로 산출해 비교한 결과 회사마다 보험료가 달랐다.
단순히 보험료만 놓고 봤을 때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상품 중 40세 남성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상품은 ING생명 ‘용감한오렌지종신보험’(20만3000원)이었다. 이어 PCA생명 ‘스마트초이스종신보험’(20만4000원), 미래에셋생명 ‘시간의가치’(20만8000원), 한화생명 ‘프라임통합종신보험’·동양생명 ‘수호천사알뜰한통합종신보험’(21만3000원), 알리안츠생명 ‘소중한통합종신보험’·KDB생명 ‘오래오래알뜰종신보험’(21만5000원), KB생명 ‘슬림업종신보험’(21만8800원), 신한생명 ‘더착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2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40세 여성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생명(17만3000원)이 가장 저렴했다. 이어 PCA생명(17만6000원), 한화생명(17만7000원), 동양생명(17만9000원), ING생명(18만원), 알리안츠생명·KDB생명(18만2000원), KB생명(18만7200원), 신한생명(20만6000원) 등의 순으로 낮았다.
다만 신한생명 ‘더착한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금이 증액되는 체증형 상품으로 보험료가 타사보다 높지만 앞으로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이 상품은 고객이 선택한 나이부터 사망보험금이 10%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사망보험금 1억원, 65세형 가입 시 65세 시점 계약일 이후부터 보험금이 1억1000만원으로 증액되는 식이다.
또 알리안츠생명 ‘소중한통합종신보험’은 가입금액 1억원 이상일 경우 고액보험료 할인이 적용돼 실제 보험료가 남성 20만8550원, 여성 17만6540원이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10월 이후 보험료 인상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KB생명도 이미 지난 7월 보험료를 올려 10월 이후에는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KB생명 관계자는 “현재는 타사보다 보험료가 다소 높아 보이지만 10월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종신보험료가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0월 이후 보험료가 조정되면 저렴한 보험료 순서는 또다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같은 기준(40세, 주계약 1억원, 20년 납입)으로 해지미보증 종신보험료를 산출한 결과 삼성생명 ‘통합유니버설LTC종신보험’ 1종의 경우 남녀 각각 27만원, 23만원으로 파악됐다. 교보생명 ‘교보프리미어CI보험’은 남성 35만6000원, 여성 29만8000원이다.
해지미보증 종신보험은 저해지환급형보다 비싼 대신 납입기간 중 약관대출 등 급전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무엇보다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장기 유지하면 더 많은 환급금을 받을 수 있지만 조기 해지할 경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반면 해지미보증 상품은 납입기간 중 환급금 규모가 저해지상품에 비해 커 유동성 면에서 유리하다.
따라서 단순히 보험료만 비교하기보다는 상품구조의 특장점을 따져보고 자신에게 더 맞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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